맺힌것은 풀어야 하느니../탄성스님
음력 시월 여드렛날 다시 중사자암으로 와 있으려니
사람들이 모여 긴장한 듯 말했다.
"며칠 있으면 호랑이 스님이 온다."고
열사흗날.마치 산 달마처럼 생긴 스님 한 분이 오셨는데
내 은사스님이 된 금오 스님이었다.
그 해 시월 보름.여남은 명의 스님들이
금오 스님을 조실스님으로 모시고 결제에 들었다,
식구도 많지 않으니 행자라고는 나뿐이었다.
어릴 때부터 머리를 땋거나 기른 적이 없으니
삭발할 머리도 없었고.절에서 내준 헌 옷을 입고
공양간에 들어가는 것으로 행자생활이 시작되었다.
금오 스님은 늘"중은 모름지기 선방에서 참선 정진해야 한다.
글부터 배우면 사람 버린다"고 말씀 하셨다,
그렇듯 손수 정진에 모범을 보이시며 무서울 정도로
대중들을 정책한 분이었으며 또한 후학들을 위한 마음씀이
참으로 세밀했다.
어느 날 우체부가 배달한 소포를 받고 누군가가
소포를 묶은 끈을 가위로 끊으려고 하자
그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끊지 말고 풀어라.그렇게'툭'끊어 버릇하면
마음도 그렇게 된다.
맺힌 것은 풀어야 하느니라."
금오 스님께서는 물건을 싸서 묶을 때에도
꼭 고를 내어 풀기 쉽도록 했다.
끈이 짧더라도 꼭 고를 내게 했는데
출가해서 쉰 해 가까이 되는 나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누가 무엇이든 풀지 않고 끊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참 안되었다.
물론 나도 물건을 묶을 땐 풀기 쉽게 고를 내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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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라,
오랜동안 풀지 못한 것들이 많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실수도 있는 것이고
나도 실수를 하지만
골 깊게 누군가를 떠올리면
풀어내지 못하고 마구 꼬여서
마음이 날뜁니다.
부질 없은 것일텐데...
왜 풀지 못하고 자꾸면 꼬여서
엉망이 된 yarn이 되는지.
풀어져 무엇이든 작품을 만들어야 할텐데...
가끔 들리는 방에서 읽다보니
내게 주는 글 같아서 퍼왔습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