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홈피를 구경하러 다느느랴, 눈이 아파 안약까지 넣었어요.
왜냐구여?
요즘 홈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거든요.
정말 아기자기 예쁜 홈피들이 많이 있는데, 제가 특히 놀란 것은 여기 아.컴 아줌마마을에 있는 홈피들이 아주 솜씨가 좋고, 월등하더군요.
촌아낙님 홈피 또한 정겹고, 좋은 노래들이 많아요.
몇개 노래 클릭해서 들으니 기분전화도 되고, 우리 아줌마들이 들으면 정말 좋은 옛 추억의 노래들이 참 많더군요.
제 홈피 과연 만들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다들 어떻게 그렇게 잘 만드는지....쩝...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반팔을 입고 나갔는데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였거든요.
여러분도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놀라셨죠?
서랍속 깊숙히 들어있던 반팔,반바지들을 보니 세월이 또 이렇게 갔구나 싶어 속상하기도 했어요.
봄바람이 잔뜩 들어갔나봐요.
집안에 있는 것두 싫고, 가게 나가 일하는 것도 싫고, 어디 꽃이 얼마큼 예쁘게 피었는지, 진달래꽃이랑 개나리꽃, 벚꽃이 보고싶고, 서울 하늘 말고, 다른 곳에서 맑고 푸른 하늘을 맘껏 보고 취해 돌아왔음 좋겠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했게요?
동네 아줌마들을 선동했지요.
"우리 꽃 구경가자.... 콧구멍에 바람 좀 넣자..."
우리는 의기투합해서 차를 한대 끌고는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행주산성을 갔답니다.. ^.* (부럽지여?)
와!!!
진짜 거기엔 진달래꽃이 피어있고, 벚꽃이 흐드러져 하얀 꿈을 키우고 있더군요.
살구나무 보신 적 있나요?
살구꽃이 그렇게 예쁜 줄 첨 알았어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 노랫말 아시죠?
바로 그 가사 그대로의 장면을 보고 왔어요.
게다가 맑은 하늘과,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자유로, 한강, 촘촘한 아파트들, 장난감같은 자동차의 행렬, 따사로운 봄햇살.
봄볕엔 며느리를 내보낸다던데...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햇살을 미워하지 않고 맘놓고 토성길을 따라 흙을 밟으며 걸어내려 왔지요.
마음이 넉넉해지는 이유, 바로 자연의 품에 안겨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벤취에 앉아 시댁 얘기, 애들 얘기, 공부 얘기, 남편 얘기들을 하고 있는 동안 어디선지 말총벌이 날아왔어요.
꽃들이 와서 재재거리고 있으니 금새 눈치채고..ㅋㅋㅋ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 불과 2-3시간만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러날 여행을 다녀온 것 처럼 다시 우리 살던 곳이 정겹게 느껴졌어요.
여러분들도 가끔은 컴퓨터를 끄세요.
보던 신문도 접어던지고, 읽던 책장도 덮으세요.
내다 보세요.
얼마나 맑은 얼굴을 하고, 봄이 당신 곁을 기웃거리고 있는지요.
손을 내밀어 잡으면 마치 손바닥에 소르륵 쌓일 것 만 같은 봄햇살이 있잖아요.
볼과 목덜미를 연인처럼 부드럽게 애무하는 바람도 있잖아요.
행주랑 걸레랑 팽겨치세요.
설거지를 조금 쌓아놓으면 어때요?
돌아온 다음 몰아서 한꺼번에 하면 더 잘되요.
가끔 내가 며느리이고, 아내이고, 엄마인 것을 잊고 여자로 돌아가는 거예요.
님은 소중하니깐요.
님을 위해 예쁘게 단장하고, 봄을 즐기세요.
(봄바람 났나 봐, 정말!!!)
그렇게 만물이 다시 깨어나 제 빛깔을 내는 것을 보며, 우리 앞에 놓여진 삶, 내게 주여진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평안한 밤 되세요.
봄이 다정한 연인처럼 여러분을 쉬게 해 줄거예요.
맑은 살구꽃 얼굴을 닮기로 해요.
낼 아침에는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