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사온지 6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에 이사올때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 약삭빠르고... 무서웠습니다.. 결혼해서 인천에서 십여년을 살다가... 보증관계로 집을 모두 날리고.. 갈곳 없는 언니가 불쌍하다고.. 서울에다 덜컥 전세를 계약한 동생때문에 이사를 왔지요. 아는 사람도 없구.. 하루 아침에 거지가 되고 보니.. 사람들하고 말하기도 싫고 슬펐습니다.. 아침마다 작은 아파트 화단에 인천에서 가지고 온 분꽃 씨를 뿌리며... 봄이면 꽃을 피웠습니다... 분홍색 연 노랑 복합색.... 여름이면 화단이 풍성한 분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향기를 주며... 잠시나마 추억의 향기로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겐 분꽃 피리로..
어른들에겐 분꽃향기의 추억으로..... 아파트를 몇 차레 이사 다닐때마다 잊지않고 분꽃씨를 받아 간직하고... 이사가는 곳 뜰악에 꼭 심었습니다... 작년에 는 얼마나.. 많은 꽃들이 두어 달 동안 피어내는지...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감탄을 하곤 했지요... 아침 저녁.. 화단에 내려가서 까맣게 영글어 가는 씨앗을 받아 봉투에 넣으며 이런 생각을 했지요 내년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뚝방길(산책로)에 고운 분꽃을 심어 향기를 맡게 해야지.. 하구 말이에요....
심으려고 하니 땅이 사람들이 밟아 너무 굳어 있었어요....
주말농장에 가면서 주머니 가득 분꽃 씨앗을 넣었지요... 버스 종점 화단에도 심었지요... 도로옆... 담장밑... 작은 공간에도 분꽃 씨앗을 심었지요.. 사람들은 나늘 이상히 쳐다 보았지만.. 조금 있으면 싹을 티울... 분꽃씨를 뿌리며... 얼른 싹을 내어... 예쁜 꽃을 피워주렴... 혼자 중얼 중얼... 나는 아마도...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분꽃이 엄마 인가봐요.... 우리 엄마가 계시면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 드릴텐데.... 엄마도 엄마가 사는 동네에 항상 분꽃을 심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이구.. 할머니는 꽃을 너무나 사랑하시나봐요.. 모두들 좋아하던 모습들.... 아..... 엄마... 당신 딸도.. 오늘 고덕동... 길가에 꽃분홍 분꽃 씨를 뿌렸답니다... 가진것 없어도.. 꽃씨를 뿌리는 마음만은 행복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