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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국제 꽃박람회


BY shinjak 2002-04-20

태안 톨게이트에서부터 가도가도 꽃길만이 있을뿐
막상 국제 꽃박람회장은 보이지않고 꼭꼭 숨어서
거의 100 km는 꽃조성길을 구불구불 돌고돌아 헤매면서도
꽃박람회장은 멀거도 먼 여정같은 길
궁금함만 더해주는 먼길이 지루하지않았던 것은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 꽃길때문이었나봐요.

간간히 조금씩 맛만 보여주는
꽃박람회장 찾아가는 길가의 튤립의 잔치
유채꽃의 잔치 장미의 잔치
빨갛고 분홍의 보까시로 언덕을 이룬
철쭉의 잔치 들꽃의 잔치
돌아서 달리면 환성 또 환성

꽃무리 속에
송림이 지붕을 이룬 길속을 달립니다.
해송이 시작되는 산길을 보니 아마도 바다가
가까워지나봐요.
솔향기가 가득한 산길을 돌고돌아 가도가도
국제꽃박람회장은 언제쯤 보인담.
참 아름다움이 거기에 숨어있나 보죠.

군데군데 맛만 보여주는 아쉬운 꽃잔치...

오늘은 개교기념
태안반도의 꽃지해수욕장 국제 꽃박람회에 갔다가
내가 꽃을 닮은 여인이 되어 아니 꽃이 된 아이처럼.
4월 26일 부터 개장한다고 시골사람들의 고생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사진에서나 본 꽃들이 생기돋는 생명들의 흐드러짐이
담장이를 만들고 언덕을 만들고 지도를 만들고
투박하고 촌스런 시골아줌마들의 솜씨에서
요술방망이처럼 꽃단장이 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더구나 세계의 꽃들이 선을 보이는데
환상적인 색깔 모양이 마치 세계의 이쁜이들의 잔치처럼.

무더기를 이룬 돌과 꽃, 나무와 꽃의 어울림,
휴식하는 의자 옆에도 꽃무리
온종일 본 꽃들이 눈앞에 어른어른거려요.

온 몸에 꽃의 향기가 묻어 있나봐요.
꽃샤워를 하고 왔지요.

이렇게 환상에 취하여
도착한 꽃지

실망과 실망
관광버스와 바다를 쫓아버릴 것 같은 소음과
쓰레기 먹자판 아줌니 아자씨들의 춤잔치
아니야 환상이 깨지면 안돼.
빨리 한적한 곳에 가서 머리를 식혀야지

서해대교를 140km이상 달리는 잔인한 스릴.
앞에 전개되는 꽃구름산들이 끝없이 따라오는 정경
꽃바람 꽃바람 마을마다
훈훈히 불어오네 복사꽃 살구꽃
환한 속에 구름처럼 꽃구름 꽃구름
환한 속에~~~
저절로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구 밟아대는 엑셀레이터
갑자기 추락하여 죽음을 맞이한 비행기 사고가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하다가 죽음으로 갈수도 있겠구나.

백사장해수욕장의 끝없는 하얀 모래위에
인적은 거의 없고
물새만이 가끔 날아와 거닐다 날아가 버리네요

삼봉해수욕장의 검푸르고 광활한 모래사장과
포효하는 파도의 춤.

백사장을 거닐다 보니 배가 출출해 다시 산길을 돌아서니
바닷가에 다라이를 놓고 순박한 아주머니가
다 닳아빠진 나무판대기위에다
썰어주는 꾸물거리는 낙지와 쭈꾸미
금방 끓여주는 무늬고운 갖가지의 크고작은
조개탕의 바다 내음이 물씬물씬한 시원함 맛
입안에서 녹아나는 우럭회와 매운탕

짭쪼롬한 바다내음을 뒤로 석양의 해는 또렷이
보이지않고 안개만이 자욱한 서해대교를 달립니다.

바다는 인적이 없는 제 모습이 참 모습같아요.
파도와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어울리는 환상의 협주곡.
꽃무덤 꽃구름 꽃바람이 무성한 목요일의 드라이브

자연은 이정하님의 글과같이
빈 공간의
여유로움을 품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