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모두가 한마음으로 걷는다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했다
하루종일 쉬엄쉬엄 걷는다해도 완주할 자신도 있었다
10km가 그렇게 먼 거리인 줄 나중에야 알았지만....

원주에서 한국 국제걷기대회가 있었다
신문에서 광고를 보고 전화로 확인을 한후 토요일 오전 집을나섰다

요즘은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이란 걸 시행 하면서 아이들에게
한학기에 6일정도의 그 기간을 쓸 수 있도록 권장하는 추세다
나 역시 학교공부보다는 자연과 여러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경험을 더 소중히 여기는터라 기왕이면그 기간을
활용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모집장소인 원주 체육관에 갔을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거의가 청소년 층이였고 가족동반이나 젊은연인들로 줄을 이었다
개막식에 비행쇼가 볼꺼리로 제공되었고 출발하기전 군악대의
연주도 한몫했다

걸어도...
걸어도...
끝없는 행렬...
난 지치고 힘이들어 아이들의 얼굴을 보았다
입을 꽉 문채로 씩씩하게 걷는 아이들을 보니 슬그머니 피로가 가신다
가끔 의외의 면을 보게되는 큰아이게 자부심을 갖는다
힘들다 투정부리던 작은아이도 오빠의 다부진 걸음에 힘이나는지
몇시간을 잘 걷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걸음은 쳐지고...
앞장서가던 두남자의 눈길은 뒤로오는 딸아이와 나를 찾기에 바쁘다

힘이들어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번갈아 목마를 태우고 걷는
남편의 뒷모습은 하나도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가족사랑을 실천하려는 저남자...
정말...내 남자다

그렇게 5시간을 넘게 걸었다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왔을땐 우린 모두 지쳐있었고
큰아이는 눈물까지 쏟고있었다
조금은 무리인듯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족이 해냈다는 그 자부심을
아이들이 갖게되었다면...
훗날 좋은경험의 추억으로 아이들에게 남을수 있다면 나 역시 그 수고가
헛되지 않음을...

그날 저녁 아이는 짜장면을 가장 먹고 싶어하는 음식으로 꼽았고
그날 중국관에서 먹은 짜장면이 아이에겐 아마도 세상에서가장 맛있는
짜장면으로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