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와 목욕탕을 같이 갔다가 엄마가 생전 처음으로
현기증으로 얼굴이 백지장이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동생문제 때문입니다.
당신은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는다고 말씀하시지만,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얼굴에서....
지금이라도 당장 동생한테 전화해서 엄마의 이런 모습을 다
보여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사실 엄만 이런 일을 처음 당합니다.
언니와 오빠, 그리고 저, 모두 결혼을 아주 쉽게 했으니까요.
언닌 엄마가 사돈되시는 분이 너무 마음에 들어 7년 거래한
곳에 언니를 시집보냈고, 저는 게으르다며 시부모님이 안계신
곳에 시집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빤 엄마 마음에 딱 드는 며느리를 데리고 집에 왔죠.
엄만 며느리도 마음에 들어했고, 두 사위도 엄마 마음에 들어
했지요.
물론 사돈 어른들도 모두 인자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저흰 자라면서 말썽 한번 부린적이 없었죠.
세상에 자식일 만큼은 당신 마음대로 된다라고 생각하신 분이죠.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동생은 막내라 너무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어서인지 고집도 많고, 자기 하고싶은 일은 꼭 하고 마는
성격이죠.
동생한테 엄마의 이런 모습이 생각을 결정하는데 조금이나마
변화를 줄지 의문입니다.
요즘 식구들이 모두 모여도 동생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한번 나오면 모두 얼굴이 일그러지는건 뻔한 거니까
서로 피하고 즐거운 이야기만 하고 지내죠.
우리 애기와 조카들 재롱이나 보면서 웃지요.
언제쯤 다시 예전처럼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