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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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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를 다녀와서


BY baada 2001-04-07

아침부터 낮게 내려앉은 하늘은 무언가를 뿌려댈것 같았다. 일교차의 변덕이 내게 감기란 놈을 심어놓았는지 머리가 지끈해짐을 느끼면서 옆집 친구(아줌마)를 따라 김 미경씨의 강연을 들으러 갔다. 생활의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일주일같은 아니 한달, 일년같은 나의 시간들을 좀 추스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훤칠한 키에 평범한 얼굴을 가진 서른 후반의 강사는 그 외모와는 달리 독특한 화법으로 우리를 금새 쏘옥 강의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너무나 평범한 우리의 일상사를 체험을 통하여 자연스레 들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화법은 이웃 아줌마의 수다처럼 이질감없이 다가와주었던게다. 그녀가 가족과 함께 겪은 IMF의 어려웠던 시간들을 해학과 진솔함으로 털어놓았을때 우린 모두 내가 겪었던 일처럼 여겨졌고 또 그것은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든 가족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었기에 금방 동화될 수 있었던것 같다. 그녀는 어려웠던 시간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그것에 깊이 몰입하여 왜 그런 시간들이 우리에게 올 수 밖에 없었는지 그 까닭을 찾아내 반성하고 되풀이 하지않기위하여 노력했던것이다. 두드리는 사람에게 신은 문을 열어준다 하지 않는가. 그녀의 그런 빈틈없는 성실함과 자기 인정이 오늘날 그녀를 우뚝 서게 했을것이다. 그녀의 거침없는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자꾸만 낮아지고 부끄러워지고만 있었다. 아무 의식없이 그녀의 말대로 아줌마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살았으니 말이다. 남편의 성격때문에 남편이 그런걸 원하지 않으니까...... 나는 이런 핑계아닌 핑계에 갇혀 자신을 학대하고 아이들에게 늘 짜증과 불만을 털어놓으며 세월만 탓하고 있었으니말이다. 다행히 나의 그런 안일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신랑은 세상의 변화에 별 타격을 받지 않고 그런대로 순순한 항해를 하고 있다.그랬기에 별 생각없이 아주 작은 것에 만족아닌 타협을 하면서 난 살아왔다. 아이들에게는 늘 창조적인 사고를 하라고 하면서 나는 너무나 피동적인 삶을 살아왔었다. 그녀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외모가 주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당당함이 그녀를 빛내주는것 같았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신이 인간에게 주신 인간 본연의 의지, 그 의지를 완벽히 발휘하고 있는 참된 자유인의 모습 그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