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제가 다 나으면 우리 여행 가요,우리 둘이만요"
"..........."
도련님이 한 아가씨를 데리고 왔었다.
너무 하늘거려서 건드리면 부러질듯한 아가씨였었다.
가족이 되려는 사람은 느낌만으로도 알수가 있는 것일까!
어른들은 너무 가녀려서 걱정 하셨지만
그저 이쁘기만 했었다.
나에게도 아랫 동서가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한남자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동화가 아님을
동서가 되고 난 후의 그 아가씨도 알았나 보다.
그런 점에서
이 어설픈 형님은 동서의 친구(?)가 되었나 보다.
도련님도 어쩔 수 없는 이 집안의 아들이기에
우린 시시콜콜 두 남자와
현실적으론 해결 할 수없는 여러 문제들을
맹렬하게 함께 말로만 해결 아닌 해결을 하곤 했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동서는
자신의 몸에서 자라나고 있는 싹을 발견하진 못했다.
유방암 3기.......
병원에서 만난 그 어머니께서 그러셨다.
"얼마나 착한 아인데,.."
난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요, 너무 착해서 그런가 봐요.'
그저께 전화에서 그랬다.
나랑 단 둘이만 가고 싶다고, 여행을.
난 딴소리만 했다.
단지 실없이 웃으며 그런다.
"동서, 너무 목소리 좋으네.
거짓말 했지.나 한테 ,어리광으로"
우리 그러고 살자, 동서.
딸 아이 결혼 시키고,그애가 낳은 아기 목욕도 시키면서.
늙어 가는 남편들 구박도 하고,
동서가 본 며느리 흉도 보면서,
내 칠순 때 와서 노래도 한곡 멋지게 불러주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