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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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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4


BY shinjak 2002-04-03

우리 반의 아침 자습은 각자가 가져온 들꽃 화분의
꽃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

<황제의 꽃>아
어젯밤 잘 잤니?
무섭지 않았어
응, 친구들이 많아 무섭지 않았다구.

서로 꽃을 바꿔서 대화하고
종합장에 꽃그림을 자기 마음의
눈으로 본 꽃을 그리고 시를 적는다.

할미꽃아,
너는 허리가 굽어서 불쌍해
얼마나 아프겠니
허리 좀 펴 봐.

산나리야,
너는 왜 꽃이 하나만 펴있어
외롭지 않니?
키만 커가지고 나팔을 볼고 있니?

1학년의 순수가 묻어있는 글에 감동
올해 아이들은 천재다.

그림도 천경자의 환상적인 색깔과
비교가 안된다.
아름다움을 볼줄 아는 아이들

명상 음악에 맞춰 명상을 한다.
숨을 크게 쉬어요.
캄캄한 통을 지나 갑니다.
어디에서 빛이 보입니다.
와 넓은 잔디밭이 나타납니다.
어디에서 호랑나비가 날아와
나를 태웁니다.
하늘 높이 구름 속으로 들어갑니다.
한 참 후
자 어떻게 했지요?
불안한 아이의 말
떨어져 다쳤어요.
서로 대화를 하고 끝난다.

10 시 30분 쯤 되는데
뒷문이 스르륵 열린다.
우중이 소연이 쌍둥이가 자기보다 큰
책가방을 메고 죄지은 표정으로 교실 뒷문을
들어선다. 어머 너희들 왜?
엄마가요 늦잠 잤데요.
우중이는 흑장미 한 다발을 내 손에 건넨다.
이거 좀 보게나 나를 웃겼어.
늦게 온 죄값(?) 으로 와이루(일본말)
흑장미 때문에 혼낼 수도 없고,
들어가 앉아!

은수가 갑자기 선생님 목말라
아니 다시 선생님 물 마시고 싶어요.
연습을 한 다음
자 우유를 먹읍시다.
수건을 깔고 기도합시다.
우유를 먹지않는 아이때문에
우유와 대화를 한다.
우유야 너는 내 뱃속에 들어가서 뭐하니?
응, 나는 너의 뱃속에 들어가서
너의 몸을 튼튼히 해주고 너의 머리를 좋게
하여서 공부를 잘 하게 해주는 거야.
나를 먹어봐 꼭꼭 씹어서 고소하단다.

호기심으로 잘도 마신다.
무엇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하는
호기심을 발동시켜 주는 것은 참
중요한 교육이다.

노래하다 춤을 추다 책을 읽다 글씨를 쓰다
그림을 그리다 복합다양한 수업이다.
지구력이 없는 1학년들에게는 다양한 방법의
수업이 필요하다.

교사는 판토마임을 연극을 코메디를 엄한 훈장의
모습을 가수를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만능재주꾼이어야 한다.

수학시간이다.
갑자기 호용이가 나온다.
선생님 엄마가 수학책 가방에 안넣었어요.
자기 책은 자기가 준비해야 되요.

뚱뚱이 나와 키다리 나와 안경 나와
머리 긴 사람 나와 까불이 나와
한 줄로 서봐요.
자 첫째는 누구일까요?
네,안경 쓴 민영이예요.
둘째는...

눈이 반짝반짝 호기심에 찬 까만 눈들.

받아쓰기는 첫째, 일, 하나
둘째,이 둘 배운 것을 써 보는 것이다.

마지막 시간은 모래사장에 가서
자 첫째를 써 봐요. 둘째를 써 봐요.
사과 3개를 그려요. 3을 무엇이라고 읽습니까?
네, 셋이라고 해요.
이제는 모래로 가장 높은 산을 만들어요.
온갖 아이디어가 나온다.
친구와 가지각색의 씨름을 한다.
당기기 씨름 밀기 씨름
외다리 씨름 줄다리기 씨름등
와 재미있다.
벌써 가요?
학교가 재미있나보다.
가방을 메고 조잘조잘 줄을 서서 교문을 나서는
우리 1학년 꼬마들 귀여운 뒷모습에서
나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