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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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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있는 얘기 -(62) 대머리, 그것이 알고 싶다.


BY 하늬바람 2002-04-03

"우리 아저씨는 20년간 이발소에 가지 않았어."

"아아, 그 양반 괴짜로구나."

"괴짜가 아니라 대머리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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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got an uncle who hasn't had a haircut in twenty years."

"Boy, he must be peculiar!"

"Not peculiar. He's b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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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 수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신체의 각 부분은 전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었을 것이다.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왜 필요하지도 않은 부분을 만
들었을 것인가? 그런데 후에 와서 필요성이 떨어져서 제거해도 되는
경우는 있다. 예를 들어서 맹장이나 사랑니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 남들에게 없는 것이 있어도 이상하게 보이지만 또 있어
야 할 것이 없어도 커다란 콤플렉스가 된다. 내가 어렸을 적에 손가락
이 여섯 개가 달리거나 발가락이 여섯 개여서 '6손이', '6발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이 경우는 남들에게 없는 것이 더 있어
서 놀림감이 된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남녀에게 있어서 있어야 할
'털(毛)'이 없어서 고민하는 것이다. 남자는 위에 머리털이 되고 여자
는 은밀한 곳에 있는 숲이 되겠지만 오늘은 남자의 대머리에 대해서
얘기를 한정시키겠다.

대머리는 머리털이 빠져서 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점차 가늘어져 솜털
로 되는 것이다. 모발은 한 번 나면 평생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
간 자라면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난다. 이를 모주기라고 하며 털갈이
를 하는 동물의 경우 전체 털의 모주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털이 동시
에 빠지고 동시에 새로 나는 털갈이를 하지만 사람의 모발은 각각이
독자적인 모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털갈이가 없이 항상 일정한 모
발의 수를 유지한다.

사람 두발의 경우는 3년 자란 후 빠지고 다시 그 자리에서 3개월 후
새로 모발이 난다. 머리털의 경우 약 10만 개가 있으며 이 중 하루에
70개 정도가 빠지고 3개월 전에 빠진 70여 개의 머리털은 새로 자라난
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우 항상 8만 개 정도의 머리털을 유지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대머리는 유전이다. 유전양상은 보통 상염색체 우성
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쌍으로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러나 대머
리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발현되는 것은 아니고, 유전자의
영향이 겉으로 나타나게 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이다. 따라서 남성호르
몬에 의해 남성이 여성보다 대머리가 많으며 사춘기 이전에는 대머리
가 없다.

여자는 대머리가 없다고 알려져 있으나 엄밀하게 말하면 여자의 경우
도 대머리가 있다. 여자의 대머리는 남자처럼 벗겨지는 것이 아니고
두정부에 머리숱이 적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머리의 유전
양상이나 기전은 남자와 동일하다.

여성의 경우도 소량의 남성호르몬이 존재하는데, 대머리 유전자를 갖
고 있는 여성은 두정부 모근이 남성호르몬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여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남성호르몬의 절대
량이 남자보다 적기 때문에 남자에 비해 대머리의 빈도가 낮다.

그런데 대머리라고 해도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
더라.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데 어떤 사람은 심하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산다. 내가 직장에서 어떤 회의가 있어 출장을 갔
다. 그런데 한 사람이 실내에서 계속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
서 그 이유를 물으니 "젊은 나이에 머리가 없어서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이 너무 싫어서 그런다."고 대답했다. 얼마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
면 실내에서까지 모자를 쓸까...

유명인들 중에도 당근 대머리가 있어 가끔 화제에 오른다. 민주당 대
권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김중권씨도 가발을 쓴 대머리로 보인
다. 또 오랜 기간 동안 '가요무대'를 진행하고 있는 김동건 아나운서
도 유명한 대머리인데 가발로 감추고 있다. 가수 설운도도 처음에는
가발 쓴 것을 숨겼으나 연예인들 간에 입소문으로 알려져서 지금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 번은 코미디언 황기순과 같은 프로에 출연했
는데 황기순이 설운도의 가발에 대해서 언급했다가 아주 대단한 무안
을 당하는 것을 봤다. 자신이 감추고 싶은 약점을 건드렸으니 기분나
빴겠지. 아주 어린 여자 팬과 결혼했다 이혼당한 엄용수도 역시 가발
을 쓰고 다닌다. 넉살 좋은 탤런트 이덕화는 가발 선전으로 돈을 버는
재주를 부리고 있다. 이런 경우를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해야 하
나.

그런데 대머리라서 수난을 당한 시대와 사람도 있다. 악명높던 5공시
절에는 '대머리'와 '주걱턱' 연예인들이 수난을 당했었다. '전통'이라
고 불리우던 전두환씨와 '사각턱' 또는 '순자의 전성시대'라고 했던
이순자와 닮았다 해서 TV에 출연을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본인들이야
그러지 않았다고 해도 밑에 넘들이 알아서 기고 모신것이겠지. 자꾸
두 사람과 비교해서 "두환이 닮았다.", "순자 나왔다."이러니 밑에 넘
들이 충성한다고 출연금지 시킨 것이지.

그 당시에 피해를 본 대표적인 사람이 탤런트 박용식씨이다. 그 분은
5공 때는 울분에 차서 술로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시대가 바껴서
대신 전두환역으러 나왔으니 통쾌한 복수이며 시대의 아이러니이다.

두환이와 순자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는 산부인과에서 애를 나면 사
내아이는 먼저 대머리인가 하고 살펴봤고 여자 아이는 혹시 주걱턱이
아닌가 하고 만져봤다는 얘기가 무성했다. 다들 대통령 아들과 영부인
딸들을 바란 것이겠지.

대머리도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이마가 까진 사람, 정수리에 머리가
없는 사람, 뒤통수에 머리털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몇 가닥 머리털로 조금이라도 가리려고 노력한 흔적
이 보인다. 밑에 머리를 역으로 끌어올린 사람, 앞머리를 뒤에까지 넘
긴 사람 가지각색이다. 몇 가닥으로라도 붉은 부분을 가려야 위안이
, 되는가보다. 참으로 노력이 가상해 보인다.

요즘에는 가발도 감쪽같이 대머리를 가려주는 것이 나와 있다. 또 머
리를 이식하기도 한다. 발모제도 많이 나와 있다. 중국의 한의사 자오
장광씨가 101번 째 실험에서 개발에 성공했다는 '장광101'이 한때는
선풍적인 인기가 있었다. 또 다른 약으로 개발했는데 그 부작용으로
몸에 털이 나는 것이어서 '발모제'로 개발된 약도 있다. 사람들의 바
램이 강력하니까 가짜약도 많고 또 가짜 의사도 가끔 있어 사람들에
게 아픔을 안겨주고 있다.

어떤 사람은 '양모제'로 알고 머리에 발랐더니 나라는 머리는 안 나고
혹만 나서 알아보니 여성의 '유방발육제'를 발랐다는 웃지 못할 얘기
가 있다. 또 대머리인 사람이 '머리 나는 약'을 팔고 있으니 "당신도
대머리면서 어떻게 머리나는 약을 팔고 있느냐?"고 핀잔을 하니 "누구
는 남자인데 유방이 달려서 브래지어를 파느냐?"고 항변도 했다는 일
화도 있다.

또 우리가 대머리인 사람이 정력이 세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도 대머
리 유형마다 다르다고 한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도 이 세 가지 유형
의 대머리인 사람이 다 있는데 같이 만나면 서로 자신이 더 정력이 좋
다고 말싸움을 한다.

앞 이마가 벗어진 사람은 자신이 너무 힘이 좋아서 부인이 그만 하라
고 이마를 손 바닥으로 밀어 올리는 바람에 앞이마가 벗어졌다고 얘기
한다. 그러면 정수리가 벗어진 사람은 자기 마누라는 이마를 미는 것
가지고는 되지 않으니 정수리를 밀어서 벗어졌다고 한 술 더 뜬다. 그
러자 듣고 있던 뒤통수 대머리는 자기 집 사람은 도저히 못 참아서 뒷
머리를 잡아 뜯어서 뒤퉁수가 다 벗겨진 거라고 너스레를 떤다. 그런
데 나는 이 말들의 진실여부를 모른다. 내가 대머리가 아니라서. 그렇
다고 현장검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ㅎㅎㅎ)

사람들은 '개성'이라고 해서 남들과는 다르게 튀어 보일려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들과 다른 것에 대해서 불안해 한다. 또
나와 다른 사람을 이상하게 보고 놀리거나 멀리한다. 그래서 요즘에
문제가 되는 왕따가 생겨나고 확대하면 인종차별이 생기나보다.

요즘에는 머리를 일부러 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쉽게 기억을 한다. 즉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것이지. 머리가 돌이
라서 호를 '도올'로 지었다는 김용옥은 정말로 돌머리 같이 머리를 빡
빡 밀고 TV에서 열변을 토한다. 얼마 전에 갑자기 논어 강의를 중단하
고 인도로 날아가서 달라이라마의 뒤를 따라가니 영락없이 도사같더라
. '꿍따리 샤바라'를 부른 가수 클론의 구준엽도 이글거리는 눈매에
머리를 밀어버려서 섹쉬한 남성미를 자랑한다. 요즘에는 '클놈'이라는
이름의 코미디언이 머리를 밀고 다녀서 사람들을 웃긴다. 아마도 민머
리 연예인의 원조는 '왕과 나'에서 열연을 했던 율브린너일 것이다.
밀어버린 잘 생긴 두상에, 상대방을 쏘아보는 듯한 눈길은 상대를 빨
아들일 것처럼 느껴졌었다. 참, 세상은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빡빡 밀어버리고 다니고 누구는 없어서 고민이고...

그러나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붕어빵 찍듯이 똑같이 찍어내지 않
은 바에야 어찌 똑같을 수 있나?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신체의 모습
도 다 다른 것이 당연하다.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성숙한 인격이 필요하다. 그래야 살기 좋은 사회와 나라가 되는
것이지.

60년대에 가수 김상희는 '대머리 총각'을 불러서 인기를 얻었다. 그런
데 그 노래를 부른 김상희도 역시 이마가 벗어져서 앞머리를 항상 내
리고 다녔는데 지금은 50넘어 60이 다 되었을텐데 아직도 앞머리를 가
리고 다니더라. 나도 초등시절에 김상희를 아주 좋아했고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래를 애창했었다.

요즘에는 벗겨진 이마에 크림을 발라서 빤짝 빤짝 광을 내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얼마나 당당한가. 자신의 용모는 조물주가 주신 것이다.
왜 인간들의 눈치를 보고 사는가. 자신있게 살자. 대머리 화이팅,
대머리 만세!!


**대머리 총각 -김상희**

1.
여덟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오늘도 만나려나 떨리는 마음
시원한 대머리에 나이가 들어
행여나 장가 갔나 근심하였죠
여덟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내일도 만나려나 기다려 지네


2.
무심코 그를 따라 타고본 전차
오가는 눈총속에 싹트는 사랑
빨갛게 젖은 얼굴 부끄러움에
처녀맘 아는 듯이 답하는 미소
여덟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내일도 만나려나 기다려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