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더러운 세상을 만드는 더러운 인간!
오늘 아침 기가 막힌 일이 발생했다.
남편 집무실 창밖에 분재형으로 작은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고
새 먹이통을 하나 매달아 놓았다.
느티나무는 내 아버지 돌아가신후 고향에서
사위 집무실 창가로 옮겨온 의미있는 나무이다.
새 먹이통은 곡식을 넣어놓으면 새가 쪼아 먹는대로
자동으로 아래로 내려오는 통인데
미국의 시동생 집 뜰에 있는것이 좋아 보인다 했더니
떼어 주었다. 여행가방에 가져올 때 냄새나고 자리를 차지한다고
내게 구박받으며 남편이 들고 온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 그 새 먹이통을 나뭇가지 채 잘라가 버렸다 .
지난겨울 눈이 많이 올때 새들이 집무실 창가에 가득 날아와서
살았다. 열심히 곡식을 채워 넣어 주었고.
지금도 늘 창가에 와서 먹이를 먹는 새를 보는 즐거움은
산사에서 자비라도 베풀고 있는 기분이다.
새먹이통은 값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오직 새를 키우기 위해
가져갔다고 볼 수 있는데 새를 키우는 마음을 갖인 사람이
도둑질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도둑질 하는 마음으로 새를 키울 수 있을까?
어린아이들의 짓거리는 분명 아닌것 같다.
왜냐하면 창가는 지상에서 제법 높아서 어른들도 간신히 오를 수 있는 높이다.
나뭇가지도 제법 굵어서 맨손으로 꺽기엔 힘겹다.
나뭇가지 채 짤라간 것을 보면 급한 도둑질했고 우발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뭇가지 하나라도 생명으로 소중히 여기는 자가
새를 키울 수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당장 날아들던 새들은 얼마나 실망할까?
왜 갑자기 먹이통이 없어졌을까? 방황할 것이다.
창가를 내다보던 남편의 즐거움을 한순간에 앗아간 도둑놈은 누구일까?
새 먹이통을 훔쳐간 사람의 얼굴을 좀 봤으면 좋겠다.
어떻게 생긴 인간일까? 그 형상 좀 보고싶다.
비겁하게 생겼을까? 겉은 멀쩡할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