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려고 현관키를 찾는데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다.
항상 전자렌지 위에 두곤 했는데..
이방 저방으로 뛰어 다니며 찾아 봤지만 오리무중..
요 작은 물견을 오데가서 찾을꼬!!
순간 섬광처럼 번쩍 떠오르는 기억하나.
어젯밤 쓰레기 버리려고 잠시 나갔었지..
맞아..
밤에 입었던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말 잘 듣는 아기처럼 얌전히 잡히는 열쇠꾸러미.
흐흐---
내 기억력 하나는 끝내준다.
난 천재여.!
어릴때 영재 교육 시켜주지 않은 부모님이
원망스러운 순간이다.
반갑게 키를 들고 나가려는데
이상하다?
이번엔 금방 들고 있던 핸드백이 안보인다.
이노무 백이 그새를 못참고 오데로 도망을?
다시 이방 저방 다니고 주방으로 베란다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이럴때 바부탱이 같은 쥔을 걍 패죽이고 싶다.
약속시간은 점점 다가 오는데.
아.. 나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겠구나.
무슨 약속이던 간에 남의 시간 빼앗는건
정말 못하는 마음 약한 사람인데..
핸드폰이랑 지갑이랑 몽땅 들었으니 다른 것으로
들고 갈수도 없고..
바로 그때..
"딩동~~ 딩동~~"
"세탁솝니다.~~"
빼꼼히 문을 열고 세탁물을 받는데 얼핏 핸드백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신발장 위에서 용용 죽겠지 하는 표정으로
그렇게..
열쇠 찾으랴, 핸드백 찾으랴 시뻘개진 얼굴에
땀이 범벅이다.
바부탱이의 하루는 늘 이렇게 시작된다.
언젠가는 시가에 제사일로 내려 갔는데
급한 일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 일이 생겼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나는 거다.
전화번호가 바뀐지 얼마되지 않은 때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황당하기가 짝이 없었다.
어쩌나..
하는 수 없이 평소에 속닥속닥해서 확실한 내편으로
만들어 놓은 시누이에게 전화를 했다.
"형니임~~~ 저어기..... 00아빠 회사 전화번호 몇번이죠?
제가 지금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렸거덩요. 히히히--"
"응~~~ 그래? 큰일이네.. 자네 너무 피곤한가부네. 좀 쉬어야지
이사람아. 동생 전번은 ***-**** 이야.."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마음을 착하게 써야 한다.
우리 시누이 날보고 자매처럼 편하단다.
시집 식구중에 확실한 내편이 있다는 건 위기상황에서
탈출구가 되어 주지 않는가.
써 놓고 보니 두리 엄청 망가져 버렸다.
바부탱이에다 푼수끼까지..
에구---
모르겠다.
이 한몸 망가져서 님들이 행복해진다면
천번이고 만번이고 망가져서 가루가 되어
흩날릴 지라도 철저히 망가져 보리라..
님들---
오늘도 힘찬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