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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와 귀걸이 사이...


BY 도가도 2002-03-28

20살땐가 한번 귀를 뚫고 아픈 귀에 적응을 못해
귀걸이를 뺀적이 있다.
그후로 12년동안 귀걸이에 관심 없이 살았는데,
작년부터 화려해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것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귀를 뚫어야겠다는
확고부동한 목표심이 불타올랐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두번의 '딱''딱' 하는 소리와 함께
내귀에는 은으로 포장된 가짜보석이 반짝반짝 빛을 발하게 되었다.

일주일후 이제는 더 예쁜 귀걸이를 걸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다른 귀걸이를 샀다.
딸랑이 귀걸이를 사고 싶었지만,
살성질이 좋지 않은 나에게는 시기상조라 여기며
귀에 딱 달라붙는 것을 샀다.

그런데 겁이 많은 나는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귀구멍에
귀걸이를 쑤셔 넣는 일이 넘 힘들었다.
넘 끔찍했다.
살속에 뾰족한 이물질이 통과한다는 자체부터가 넘 징그러웠다.
나는 그만 포기하고 엄마에게 끼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는 친정에 잠시 다니러 갔을 때였으므로.
그리고 한동안은 귀가 아물때까지 가만히 놔두리라
생각하고 귀에 대해선 또 잊고 살았다.

그렇게 몇달이 지난 지금 이제는 한번씩 나도 모르게 툭툭
건드려보아도 전혀 아프지 않은 느낌이 이제는 다 나았나보다
생각되어져서 이번에는 딸랑딸랑 하는 조그만 귀걸이를 사서
걸어보기로 했다.
한쪽귀가 무사히 통과했다.
조그맣게 흔들려 반짝이는 귀걸이가 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남은 귀도 마저 새것으로 바꾸려고 새귀걸이를 귀볼속에 집어넣는 순간,
아야!
투명한 물(진물)이 나왔다.
다른 길을 찾아보았다.
아야!
빨간물(핏물)이 나왔다.
제 갈길을 모르고 아무데나 쑤셔대는 바람에 나의 비명은
계속되었다.
안되겠다.
귓볼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겁이 났다.
이미 내도 기진맥진한 상태라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기를 다시 충전해서 낼 도전하리라.

그 내일이 오늘이다.
나는 소독약,화장지,남은 한쪽 귀걸이를 거울앞에 준비하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걸지 못함, 낸 한쪽 귀걸이만 하고 다녀야 한다는 긴박감이
날 비장하게 만들었다.
거울을 보니, 벌써 귀구멍이 막혀가고 있었다.
무서웠다. 막힌 귀를 또 뚫어야 하니까..
그래도 해야한다는 비장함을 다시 곧추 세웠다.
귀걸이를 구멍흔적에 집어넣으려 했다.
역시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조심조심 그러나 힘있게 귀걸이를 살속에 집어넣었다.
끈기있게, 차근차근....
드디어 귓볼을 뒤집어 거울을 보니 뾰족한 끝이 보였다.
오, 성공!
아구구,,,,이뻐지기 넘 힘들어.
이놈의 귀구멍은 출발역은 보이니까 잘 출발하는데,
종착역은 보이지 않으니, 귓살속에서 여기저기 해매다
물이란 물은 색깔마다 다 나오고...
아무튼 한숨 덜었네..

덕분에 어제저녁부터 반쪽 얼굴이 다 아프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머리에서, 귀로,잇몸으로,목구멍의 반쪽까지.
이렇게 화려한 변신이 힘들어서야....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드니..내는 유죄인가보다.
이렇게 힘든 고통을 안겨주시니..
우짜튼 이 도가도의 최종목표는
버스손잡이처럼 큰 링을 두귀에 달아보는 것...
더 늙기전에 해봐야 할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