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한 어머니가 애기를 데리고 지붕에 올라갔었는데 잠시 주의
를 소홀히 한 틈에 애기가 처마끝으로 기어가서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
었다.
애기를 보고 소리를 지르거나 그를 건드리거나 하는 날이면 애기는 떨
어져서 죽을 판이었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여러 생각할 것 없이 젖가
슴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자 애기는 그쪽을 향해 왔으므로 화를 면하
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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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cian mother, with her infant, was on the roof, when in a
moment of inattention the baby crept to the edge, and was balanc-
ed on the very verge.
To call to it, to touch it, meant its destruction. But the mother
, without a second's thought, bared her breast, and the baby ea-
gerly turning to it was sa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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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몇 마디]
참 감동적인 이야기다. 그 위급한 순간에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그런
지혜로운 생각이 떠올랐을까??
애기에게 있어서 엄마의 젖이야 세상의 전부가 아닐까? 내가 어렸을
적에는 시골에서 엄마들이 일을 하다가도 애기 젖 먹이러 간다고 잠
깐 갔다 오고 또 애기의 누나나 할머니가 애기를 업고 오면 젖을 내놓
고 먹였다. 나는 지금도 그 광경을 잊지 못한다. 엄마의 젖을 빠는 애
기의 모습이나 또 엄마의 젖을 물고 잠이 든 애기의 모습은 이 세상에
서 가장 평화로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랐다. 동생과 연년생이라서 엄마의 젖을 놓
고 쟁탈전도 많이 벌렸었는데, 동생이 얼마나 형을 미워했을까? 동생
이 늦게 엄마 젖을 밝혀서 금계랍이라는 아주 쓴 노란 키니네 약을 젖
에다 발라놓으면 동생이 써서 기절을 하고 울었던 생각이 난다.
엄마의 젖이야 말로 조물주가 준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장 먼저
나오는 모유인 '초유'는 '액체로 된 황금'이라고 불리운다. 초유는 성
분이 젖이라기보다는 피에 가까워서, 갓 태어난 연약한 아기가 바깥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초유에는
백혈구나 면역 물질이 많이 들어있다.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A 등도
많이 들어 있다. 아미노산과 항체를 포함한 단백질이 보통 젖보다 3
배 가량 많고 항체, 면역 글로불린 A와 백혈구도 더 많이 포함되어 있
다. 이들이 세균의 공격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해 준다.
이렇게 중요한 모유를 요즘의 젊은 엄마들은 가슴의 모양이 변한다고
수유를 거부한다고 한다. 그 이유야 다양하겟지만 자기가 열달 동안
몸안에 힘들게 보호하고 있다가 세상에 나온 애기에게 자기의 몸에서
나오는 젖을 먹이지 않는다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모든 동물들 중에서 인간만이 유독 자기 새끼에게 젖먹이는 것을 거부
할 것이다.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란 아이가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 있이 자란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입증되어 온 것이다. 우리 인간의 지혜로 밝혀낸 사
실이 아니더라도 조물주가 오죽 잘 알고 모든 동물에게 '젖'이라는 선
물을 주셨을까 생각하면 이것을 거부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안타까
울 뿐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지금까지 지식교육 일변도로 흘러왔다고 해서 요즘
에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는 프로이드
는 '인성발달론'에서 인성이란 생의 첫 몇 년 동안에 아이들이 생물학
적이고 성적으로 연관된 충동과 사회의 요구 사이에서의 갈등을 처리
하면서 결정적으로 형성된다고 믿었다.
프로이드는 생후 18개월까지를 구순기(口脣期, oral stage)라고 해서
영아들의 관심은 모두 입에 집중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음식의 섭취가
감각적 만족과 즐거움의 주된 근원이며 그것은 입, 입술, 혀의 자극에
의해 이루어진다 프로이드는 구순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구순기에 고
착되어, 전 생애를 통하여 그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계속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그 현상으로는 과식, 과음, 흡연, 남의 말을 쉽게 믿어버리
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이 시기는 엄마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기이므로 엄마에게 거부당하거나 너무 오랫동안 의존한 사람들은 그
것이 고착되어 의존적인 인성으로 발달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에는 직장생활 등 많은 애기에게 젖 먹이는데 따르는 여러가지 어
려움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점점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위에서는 그리스 엄마의 지혜로운 대처로 애기의 생명을 살리었는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 소개한다.
'솔로몬왕의 지혜'야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솔로몬은 '지혜의 대왕'으로 알렸졌으니 당연한 일이겠
지. 그 솔로몬 왕 시절에 있었던 두 엄마의 이야기가 있어 엄마의 마
음을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어느 날 두 명의 여인이 갓난 아이 하나를 안고 솔로몬을 찾아왔다.
그들은 그 아이를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겼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
기니 지혜의 왕 솔로몬도 난감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신하에게 칼
을 가져와서 그 아이을 반으로 나누라고 명했다. 공평하게 반으로 나
누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한 여인은 자기는 아이를 못 가져도 좋으니 그러지 말라고 애
원하는 반면에 다른 여인은 태연히 반으로 갈르라고 했다. 그래서 솔
로몬 왕은 신하게게 중지하도록 하고 아이를 애원하는 여인에게 주었
다는 이야기다.
백성들은 이 판결을 보고 모두들 지혜로운 판결이라고 칭찬했다. 솔로
몬 왕은 아이의 진짜 엄마라면 비록 아이를 남의 손에 주더라도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이다.
요즘에야 유전자 감식이다 뭐다 해서 의학적으로 정확히 누구의 자식
인가를 구별해 내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지식이 없을 때이니 솔로몬
왕의 재치는 알아줄 만하다.
우리나라에도 지혜로운 어머니의 이야기가 하나 있어 소개드린다. 이
이야기는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들은 이야기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가에 정신교육을 하는 분이 와서 해 준 이야기다. 두루마리에 그림을
잘 그려서 걸어놓고 무성영화시대의 변사처럼 재미있게 들려주어서 아
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고구려 때 늙고 병든 사람을 땅 속 광에 두었다가 죽으면 그곳에 묻었
다고 해서 생긴 말인 고려장은, 실제로 그런 풍습이 있었는지 아니면
잘못 전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고려장은 또 고대의 무덤, 즉 돌로 만든 관이나 구워 만든 관에 시체
를 담아 가운데 놓고 큰 돌로 뚜껑을 덮거나 나무로 담을 쌓은 고분을
속되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고려장이 있었던 시대의 옛날
이야기이다.
그때 꽤나 높은 벼슬자리에 있는 한 신하가 있었다. 그는 청렴결백하
여 나랏일을 잘 처리한 것은 물론이요, 그보다도 효성이 지극했다.
효자 신하는 어머니가 점점 늙어감에 따라 걱정이 되었다. 당시 나라
에서는 부모가 예순 살이 넘으면 산에 움집을 파고 그곳에 내다 버리
도록 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도 자신의 나이가 예순이 넘자 아들에게 고려장을 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라의 법을 어겼을 때 아들이 생매장 당하는 꼴을 볼
수 없어서였다. 그러나 효자 아들은 나중에 들통이 나서 자기가 처벌
을 받더라도 그런 법은 지킬 수 없다고 버텼다.
아들은 어머니늘 뒷 편 움막에 숨겨놓고 이미 어머니를 고려장 지냈다
고 소문을 냈다. 그리고 매일 밤 들려서 낮에 있었던 일이나 세상 돌
아가는 얘기를 해드렸다.
그런데 당시에는 중국의 사신들이 와서 우리나라의 신하들에게 문제
를 내고 풀지 못하면 온갖 모욕을 주는 일이 있었다. 그 해에도 중국
사신이 와서 거들먹거리며 세 문제를 내었다. 내일까지 풀어오라는 것
이다. 그런데 아무도 풀 수가 없는 어려운 문제였다. 그 문제는 다음
과 같다.
첫째: 작은 구슬에 뚫린 구불구불한 구멍으로 실을 끼우라.
둘째: 똑같은 말이 있는데 어미와 새끼를 구별하라.
셋째: 나뭇가지 하나로 백가지 나물을 만들어라.
그 효자 신하도 아무리 머리를 짜도 문제를 풀 수가 없어서 매일 밤에
들르는 어머니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빙그레 웃으
시면서 그 해답을 알려주었다.
첫 문제 답: 개미의 허리에 실을 묶어서 구슬의 구멍으로 들여보내면
반대로 나오니 실이 꿰어진다.
두번째 문제 답: 먹이를 주어서 먼저 먹으면 새끼이고 나중에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이 어미이다. 어미는 새끼를 생각해서 양보하므로.
세번째 문제 답: 흰(白)나뭇가지로 나물을 만들면 당연히 백(百)가지
나물이다. 우리 말로는 발음이 같으니까.
효자 신하가 다음 날 아침에 조정에 나가니 중국 사신이 거만하게 앉
아서 우리 신하들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문제를 풀지 못하
자 자신이 나가서 명쾌하게 답을 말했다. 그러니 중국의 사신도 인정
하면서 내년에 다시 보자고 하며 돌아갔다.
임금님도 감탄을 하면서 "그 어려운 문제의 답을 어떻게 생각했느냐?
"고 물었다. 그러자 신하는 "국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답을 했다.
즉 "어머니를 고려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가 해답을 들려주신 것
이니 벌을 내려달라"고 하자 임금님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그 때부터 고려장의 악습을 폐지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들의 지극한 효성을 읽을 수 있고 또 나이 많은
어머니의 지혜에 놀라게 된다. 요즘 나이 먹은 사람을 점점 직장에서
빨리 내모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젊음
의 패기도 좋지만 연륜 속에 쌓인 지혜를 버려야 하는지...
지루한 얘기가 이어져서 아줌마님들 눈을 흘기지나 않으시려는지 심히
염려가 되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