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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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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감성을 깨우는 가을의 꽁트..


BY 우수진 2000-08-21

어디선가 퍼온 아주 평범한 하지만 누구나 겪었을
진리같은 이별이야김다.
> ====================
>
>
> 오늘 난 그를 만나러 가고 있다.
> 제일 예쁜 옷을 입었다. 화장도 근사하게 했다.
> 잘 빗질한 내 머리카락이 가을 바람에 춤춘다.
> 꽃도 한 다발 샀다. 아마 제일 예쁜 꽃일꺼다.
> 가장 예쁜 미소를 그에게 주고 싶다.
>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난다.
> 멈추지 않는 이 눈물 때문에 앞을 잘 볼 수는 없지만
> 그를 만난다는 기쁨에 난 계속 나아가고 있다.
>
> 일년 전 오늘 난 그와 헤어졌다.
> 그는 편지 한 통만 나에게 건네고, 다시는 연락하지
> 말라며 떠나갔다.
> 그의 모습은 나로 인해 많은 갈등을 했는지, 정말
> 왜소해 보였다.
>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하고, 몸은 작아져 가을 바람에
> 떨고 있는 듯했다.
> 그는 그 편지를 백번 읽는 그날,
> 자기가 왜 날 떠났는지 알 꺼라는 무책임한 말만 남기고
> 내 곁을 떠났다.
>
> 난 그토록 사랑한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 그를 잡지 못했다.
> 만약 우리 사이에 무슨 잘못이 있었다면,
> 난 용서를 빌며 그를 잡았을 것이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꽃집에 들렀다.
> 빨간 장미 한 다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 난 집에서 그 장미를 쓰레기통에 넣고 말았다. 별의미가
> 없었기 때문에..
> 책상에 앉아 전화기에 손을 올려 보았다.
> 눈물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겠다.
> 그냥 그 전화기를 쳐다 보는 것 까지도 힘들다.
>
> 처음으로 편지를 읽었다.
> 우리의 헤어짐이 확실하다는 증명서 같은 그 편지를
> 읽었다.
>
>
> ━━━━━━━━━━━━━━━♥ 연지에게
> ♡━━━━━━━━━━━━━━━
>
> 널 바라보기가 미안하다. 그래도 이 헤어짐은 우리들의
> 잘못도 아닌
> 사람이 한번은 거쳐 가야 할 운명 같은 것이다. 변명
> 하기 싫지만 사
> 랑은 나에게도 많은 아픔을 주고 가는 구나..
> 해맑은 널 보내고 나면 난 많이 슬프겠지~
>
> 이 슬픔은 시간이 너와 나를 또 다른 만남으로 안내 할
> 꺼야.
>
> 고마웠어...
> 통나무 집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예쁜 가정을 꿈꾸던
> 우리였지만,
> 이제 다 부질없어 졌군~
>
> 없애고 싶은 우리의 기억은 오래 간직하고, 소중한
> 기억은 빨리 잊
> 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
> 저녁 바람이 싸늘한 가을에 이별은 추울 것 같아 낮에
> 약속을 했어.
>
> 세상이 널 힘들게 하면, 어렵겠지만, 너도 세상을
> 무시해 주는 그런
> 상상을 해. 여린 너에게 힘들겠지만, 우린 많은 사랑을
> 나누지 못했기
> 에 참 다행스럽다.
> 서쪽 하늘에 해가 걸리는 것을 보며 잠시 우리의 과거를
> 회상해 본다.
>
> 널 만난 지 일년동안 서로를 다 알지 못하고, 짧은
> 만남을 뒤로 한 채
>
> 기약 없는 헤어짐에 슬프지만, 마음 깊숙이 다시 널
> 만나지 않겠다는
> 다짐을 하며 이 헤어짐을 준비했으며, 이날이 오기를
> 손꼽으며 기다
> 릴 수 밖에 없었다. 가족들의 반대에는 너무 힘들었고,
> 특히 어머니
> 께서 울며 반대하는 그 모습은 날 이 결론으로 몰고
> 가게 했다.
>
> 널 안 보시고 반대하시는 어머니가 안타깝지만 독자인
> 날 이해 해죠.
>
>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지.
> 난 이제 정리 하려고 해..
>
>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미워 지겠지. 난 용이 주도하게
> 오늘을 대비해
> 간접적인 헤어짐에 관한 경험도 해 보았어.
> 만남이 좋은 어떤 여자를 3개월동안 사랑한 후,
> 이별하여 그 시간만
> 큼 아파 했었지. 그때를 보면 우리도 일년만 아파하면
> 되지 않을까?
>
> 난 용서해 달라고는 하지 않을께....
>
> 행복하라고, 그리고 날 미워해도 좋다. 아니 저주해도
> 좋다.
> 복수하겠다고 생각해도 되지만, 널 알고, 널 사귀어
> 보았고, 널 좋아
> 했으므로 네가 아파 할 꺼라고 알고있다.
>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사람 만나지 말고, 빨리 잊도록
> 노력해.
>
> 사랑은 아름답지만 가끔은 주위 환경에 이루어 지지
> 않는 게 바로 사
> 랑이라고 생각해.
> 해가 서산 너머로 가 버렸고, 우리 사랑도 그 산 너머로
> 가 버렸다.
>
>
━━━━━━━━━━━━━━━━━━━━━━━━━━━━━━━━━━━━━━
>
>
> 이것이 그의 편지의 전부였다.
>
> 난 그를 만났을 때는 내가 고아라는 사실이 이런 결과를
> 가져 올 것이라는
>
> 상상을 여러 번 했다.
>
> 그래도 그와 만나면 만날수록 난 이 사실을 잊고
> 살았었다.
>
> 그가 그 자그마한 결점 때문에 그런 헤어짐을 통보 할
> 꺼라고 생각하지
> 못했다.
>
> 그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
> 나야 가족도 없으니 이런 일도 좋다.
>
> 난 그를 이해 한다.
>
>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
>
>
>
>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었다.
>
> 그의 사랑이 아직 남아 있다.
>
> 마지막 그의 부탁인 그 편지를 25번을 읽었다.
>
> 참 나를 배려해 주는 글이다.
>
>
>
>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봄이 다시 온 것이다.
>
> 편지는 이제 50번을 읽었다. 조금 잔인한 감도 있는
> 편지이다.
>
> 서서히 그도 봄기운 속으로 사라져 간다.
>
>
>
>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이 다가 온 것이다.
>
> 편지를 75번이나 읽어 주었다. 솔직히 이제 별로 읽고
> 싶은 마음도 없지만,
>
> 그냥 그래야만 하는 게 나의 작은 배려라고 생각했다.
>
> 그 편지에 담긴 의도는 잔인한 표현으로
>
> 나를 빨리 그로부터 해방되게 하려는 듯하다.
>
> 나를 반대한 그의 어머니도 미웠다.
>
> 그는 이제 여름의 뜨거운 태양아래 잔인하게 내버려
> 지고 있다.
>
>
>
>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가을이다.
>
> 그와 헤어진지도 이제 일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
> 난 편지를 이제 99번을 읽었고,
>
> 내일쯤 100번을 읽고 난 후 태워 버릴 생각이다. 완전히
> 그를 잊었다.
>
>
>
>
> 오늘 난 그와 헤어진 지 딱 일년 하루 전이다.
>
> 그때 그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이제 웃을 수 있다.
>
> 그런데 난 그 편지를 어디다 두었는지 찾을 수 없었다.
>
> 100번을 읽고 나서 훌~훌~ 털고 싶었는데, 조금
> 찝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