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의 말미에 섰습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은 마지막 혼신의 힘으로 더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지만 계절은 서서히 가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이른 코스모스 꽃잎이 가을의 전령사 였다면,
밤 풀벌레 소리는 가을의 메신저 답게 우리들 가슴을
가을을 맞이하는 기대치 만큼이나 설레게도 합니다
이제 여름을 마무리 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땀내나는 생활 소품과 더위에 찌든 일상들을
채곡채곡 기억의 창고 속 에 쟁여 두고 이제 나만의
가을을 맞고 싶습니다
더위에 약한 나에겐 여름은 그저 추억속에서나
유년시절에 남아 있는 한 계절의 이름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별다른 의미를 둔적이 없습니다
가을을 맞이하려는 지금 나는 무척 설레고 있습니다
빠알간 고추,빨갛게 익은 홍시, 노란 벼이삭,반볼익은 대추,
반쯤 터져 분홍빛 속살을 드러낸 석류,들녘에선 허수아비,
그리고 노란 은행잎.....
가을을 맞이하려는 내 맘은 잔치를 앞둔 아낙처럼
부산스럽습니다
아직 여름이 독기를 품고 꼬리를 사리우고 있는데도
내 마음은 벌써 가을 언저리에 서 있습니다
물러나는 여름과,다가오는 가을의 틈바구니에서
이제 나의 여름을 미련없이 배웅할때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리움,낭만,여행,이별,이런 단어들이
생각나는 가을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