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사이버 세계 에 빠져 있던 초보엄마 가
남편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보도로 내내 가슴은 어두웠다.
어쩌다 그리 되었을까?
좀더 남편에게 진지하게 이해를 구하였다면 ?
남편은 좀더 아내를 이해 할려고 노력 했더라면 ?
나 역시
하루의 첫장은 mail 를 열면서 시작 되는
사이버 세상에 살고 있는 같은 여성인데 . . .
놀라운 충격을 진정 시키지 못한체
출판회 장으로 갔다. 사이버 세상의 아줌마 들을 만나러
그곳엔 사이버 세계의 공간을 공유하는 같은 아줌마 들의
모임 이였고 , 더욱이 그 공간의 이야기 들을 모아 자랑스럽게
책으로 엮은 기념회 였기에,
말로써 표현 할수 없는 야릇한 마음을 가슴 한켠에 품은체. .
아주 아주 오래전
무교동 낙지를 안주로, 개똥철학을 안주로, 막걸리 사발을 들이키며 밤을 새우던 그곳은 이미 만만한 동네가 아니였다.
국내 굴지의 금융 빌딩 들이 숲을 이룬 그 곳에
이십 여년만 에 가는 기분은
오랫만에 지난 처녀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만났던 남자 애들은
지금 어디서 누구의 남편이 되어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떠올리며 약간은 들떠야 함에도,
스산한 가을빛이 역역한 그날의 날씨만큼 무겁게 나를 누르고 있었다. 어떤 모습 들일까?
아마추어인 나의 글이 책으로 엮어져 세상에 태어났다는 즐거움이 큰데도 말이다.
우아한 빌딩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에 내리는 순간 까지도 . .
뽀글뽀글 파마머리 아줌마들은 그곳에 없었다.
살아있는 생동감으로 가득찬 그곳엔, 이미 이름이 먼저 알려진
유명인(?)들과, 벌써 글로써 익어진 친숙함으로 옹기종기
이야기 꽂들이 피어나는 ,나의 우충충한 기분과는 정 반대의
풍경으로 닥아 왔다.
운영진 모두가 예쁜 처자들로 모두가 웃음과 함께 맞아 주었고,
처음 보는데도 마치 친숙한 자매처럼 반겨 주었다.
또 다른 세상 !!
남편과 아이들을 함께한 단란한 가족의 모습 에서 부터 ,
멀리 지방 에서 올라왔음에도 피곤하긴 커녕 너무도 싱싱한 얼굴약간은 흥분된 홍조띤 얼굴로 이야기 꽂을 피우는 아줌마 군단을 보면서
나에게 숨어있었던 그 흐릿하고 어두웠던 근심의 마음 한켠의
정체가 무엇이 였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충격적 사건의 엄마의 모습위로 오버랩 되던 그 근심의 정체는 같은 세계의 아줌마들의 정체성 이 였다.
나의 엉뚱한 기우 였음을 확인한 순간, 후~ 하고 작은 한숨을
몰아쉬고 난후 에야
비로서 내가 이곳에 온 목적과 그 사실들을 인정하기 시작 했다.
음악회에 가면
지휘자 및 연주자 들에게 하던 버릇이 오래간만에 발병하여
기억나는 이름만을 상대로 그 책에 싸인을 해달라며 그 순간의
추억을 담기에 바빳다. 나이 생각도 잊은체 . . .
모두에게 싸인을 부탁하고 싶었지만 . .
나는 그날의 그 풍경을 평생 추억할 것이다.
책을 펴낼 생각도 그 책의 얼굴도 모두 아줌마들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줌마 군단을 끌고가는 선장인 영자씨의 모습은 결코
사업가 모습은 아니였다.
어디서나 볼수 있는 그런 다감한 이웃이였고, 그곳에 모인 모두
는 평범한 모습이였다.
그러나 결코 평범 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안다.
짧은 시간 의 만남
그러나 긴 여운 으로 가슴에 남는다
되돌아오는 전철속에서, 흐릿한 버스속에서 그 책을 모두 읽었다.
정말 영자씨 말데로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도 있었고 , 가슴뭉클한 감동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공통된 느낌은
열심히 살고 있고, 스스로의 존재 의 정체성을 자각하기 위한
살아있는 생명력 이였다.
모두가 일상에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들이 였지만,
그 이야기들 속 에는 남편에게, 아이에게, 시댁에게 ,자신에게
치어살고 있는듯 하지만,너무도 당당히 자신들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슴이 뿌듯했다.
최소한 이곳 아줌마 군단 이라는 이곳에 살아있는 생명력 만 가지고도 이 나라는 유지 될수 있음에 대한 믿음 때문이였다.
충격으로 닥아왔던 사이버 중독으로 인한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염려 는 기우 였음을 알았다.
"세상을 클릭한 아줌마" 들을 만남으로 해서
아직도 이세상에 살아있음을 행복 하게 해주는 희망의 요소임을
확인했던 어제 의 그 만남은
오래도록 나에게 힘이 되리라.
그리고 나혼자가 아니라는 것 하나 만으로도 용기가 되어
새로운 세상의 만남을 희망 하리라.
이제 오늘밤은 편안하게 잠을 잘수 있으리라.
문뜩 떠 오른다 . 웃음이 터진다 자다가도 웃으리 ~
넘치는 호기심으로 고추가 떨어질뻔한 청년의 얼굴이
"난 언니가 아니고 오빠야 ,이런거 아무리해도 고춘 안떨어진다"
황급히 도망가는 청년의 뒷모습 , 맑은 웃음 ~ ㅎㅎㅎ
그런 호기심많은 아들을 둘이나 키웠었지, 이젠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만나리 손주라는 핏줄로 호기심
덩어리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