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러브'를 비디오로 보았습니다.
그것도 우리 동네에 없길래, 다른 동네 비디오가게
까지 원정을 가서 빌려온 특별한 영화였지요.
아,수녀복을 입은 안토니아 수녀님은 너무나 성스러웠고,
평상복을 입은 모습의 안토니아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저 눈부신 아름다움이 수녀복으론 다 가려지지 않은다
라고 생각되었을때,그때 아니나 다를까,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와 버렸습니다..
선천성 농아인 안토니아는 총명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넘치는 자유로움을 감춘채, 침묵의 공간인 '수녀원'으로
들어갑니다.
수녀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른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사이로 양쪽에 너른 잔디밭이 있었고, 좀더 멀리엔
푸른잎새를 흔들고 있는 나무들이 무성했지요.
아마도 이 영활 만든 감독이 나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을정도로 잔잔하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자주 클로즈업 시키더군요.
그런장면이 맨처음부터 화면가득 비쳐올때 조금은
이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 나무들은 한결같이 한여름날인듯 무성한 나뭇잎을 달고서
바람과 대화라도 하듯 가지를 휘청거리듯 흔들렸는데
그 뒷배경엔 언제나 부신듯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지요.. 참 아름답고 그 장면 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온화해져 오더군요.
수녀서원을 받은 안토니아는 '노숙자쉼터'에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장을 보기도 하고 음식을 만드는데 이것 저것 도와주기도
하면서요.. 그러다 우연히 찾아든 리투아니아에서 왔다는 청년과
마주칩니다. 소매치기가 그의 직업이고 보면
수녀와 소매치기의 사랑을 그리고자 한 감독의 의도가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열다섯살에 심하게 앓은뒤 귀가 들리지 않게 되어
농아가 되었다는 그와 단지 수화로 통할수 있다는게
매개체가 되었겠지만 둘은 알수 없는 끌림으로 가까워 집니다.
마음에 감성을 충만히 채워둔 안토니아는 '그냥수녀'만으로는
뭔가가 부족했는지 자신의 내부에서 충돌질 하던 자유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런와중에 찾아온 사랑은 젊은데다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안토니아 내부에 불꽃을 일게 합니다.
둘은 노천카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가로수가 무성한 길을
산책하기도 하면서 서로를 깊이 이해해 갑니다.
그리고 안토니아가 그토록이나 보고 싶었던 '농아연극'을
함께 보러간날 리투아니아청년의 손에 이끌려 나이트클럽에
가게 되는데요, 휘황한 불빛아래 수녀복을 입은 안토니아의
모습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곳에서 마추친 타인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수녀님을 바라보는 모습이 선입견에 젖은 절 놀라게 하더군요.
참, 기차역에서 둘이 나누었던 키스 장면은
참으로 신선했어요. 수녀원에서 혼이 날텐데 어떻게
연극을 볼 생각을 했냐는 말에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유난히 촉촉하다고 느꼈을때 그가 살며시
안토니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데요, 그녀가 했던말,
'수녀는 키스로 못 하는줄 아세요?'하며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어색해서 일어나던 장면이요,,,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자꾸만 미소가 흐르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첨 알게 된건데요,
농아들이 어떻게 박수를 치는지 아세요?
연극이 끝나자 거기모인 관객들이 일제히
두손을 들더니만 별이 반짝이듯 손을 마구 흔드는 거였어요.
따뜻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던 또 하나의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둘은 비밀스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와 사랑을 나누고 전라의 몸을 거울에 비쳐보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요?
거울에 비친 안토니아의 몸은 너무나 여성스럽고
아름답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그대로 사랑을 선택하라고
제가 외치고 싶어졌던 것도 그녀의 너무나 여성스러운
몸을 보면서 였습니다.
그녀는 결국 사랑을 선택했습니다.
그와 떠나기로 하구선 수녀원을 나올때 수녀원 뜰에 심어졌던
족히 몇백년은 되었음직한 나무는 여전히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채 말없이 흔들리고만 있었습니다. 나뭇잎 가득 햇살을
받아들이면서요..
하지만 그 비밀스런 사랑은 채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스러지고 맙니다. 그가 소매치기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 그가 도망을 치고, 경찰이 출동을 하던차에
그가 바다에 몸을 던진 것이었습니다.
수영을 할줄 모르는 리투아니아 청년인 그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안타까워 발만 구르고 있는
안토니아를 남긴채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맙니다.
그 안타까운 사랑에 잠시 숙연해져 있는사이,
안토니아는 새로운 출발을 과감히 단행을 합니다.
예전부터 그녀가 꿈꾸었던 농아학교에 입학하기로
한 것입니다.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떠나던 날
수녀복을 벗어던지고 흰민소매셔츠위에 받쳐입은
황금빛나는 황토색 재킷을 입은 안토니아는
눈부시록 아름다웠습니다.
한때 수녀였던 그녀가 이제는 안토니아라는
평범한 여자가 되어 농아학교 학생들과
햇살아래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가 끝이나는데요, 영화를 보고나서도
한동안 그녀의 웃음이 나를 따라다닐 정도로
영화는 좋은여운을 주었습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전원을 맘껏 볼수 있어서
좋았구요, 감독의 의도대로 잎이 무성한 나무가
햇살을 튕겨내는 모습또한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던
아름다운 영화 한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