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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아침...쟈스민 향기...


BY 바다 2002-03-13



봄날 아침...쟈스민 향기...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지만...

오늘은 커피대신 쟈스민 차에 손길이 간다

쟈.스.민.

너무 이쁜 이름 아닌가...

첨엔 향이 좀 강하다 싶어 선뜻 마시기가 쉽지 않았다

이름 만큼 좋은 향이지만...

물 두컵에 쟈스민 잎을 서너개쯤?

그정도가 딱 알맞는거 같다

그럼 자극없이, 입안에 쟈스민 향기가 쏴~소리를 내며 퍼진다

창문을 열어달라고 방글방글 눈웃음 치는 봄햇살처럼...

향기가 제법 오래 입안에 머물뿐만 아니라

식어버린 찻물도 전혀 거부감 없이 마실수 있어 좋다

게다가 다이어트에도 좋다는데야,안마실 재간이 없어진다...후후

봄날 아침...쟈스민 향기...

몇년전...

멀리 길게 뻗은 아스팔트의 떨림이 내 마음을 충동질 하던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어느 막다른 골목에서 파란대문의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전거를 돌려 무심코 나오려던 나는 그 파란대문 앞에서

한참동안 그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파란대문도 신선했거니와 잔듸가 잘 가꾸어져 있었고

두개의 하얀 의자가 잔듸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순간...데쟈뷰!!

언젠가 본듯한,어디선가 경험한듯한...그런느낌 때문에...

내가 여기 살았었나? 처음 와본 곳인데...

난 가끔 이런 경험을 할때가 있다

특히 어떤 길가 풍경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마도 난 전생에 떠돌이 방랑자였을지도 모른다

이길 저길 헤메이고 다녔던...그러니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때

내 기억속에 깊이 각인된 느낌이 되살아 나는것이 아닐지...

봄날 아침...쟈스민 향기...

가끔씩은 다 남겨둔채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봄이 되면 그런 충동은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어느것도 개념치 않고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채

한없이,한없이 떠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런대도 내가 제일 자주 사용하는 말이"역시 집이 최고야"라는 말이다

내 변덕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거라고 누군가 내게 말한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떠나면 내일 돌아와 있을 사람이 나일것이다

그래도 어쩌랴!봄만 되면 자꾸 떠나고 싶어지니...

아마도 계절병인가 보다~~~

봄날 아침...쟈스민 향기...

가끔 꿈을 꾼다

커다란 창문을 열면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다가오는 꿈,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치맛자락을 날리며 꽃을 꺽는 꿈,

담벼락이 낮아 이웃과 담벼락에 턱을 괴고 수다를 떠는꿈,

물기 촉촉히 베어 햇살에 더 푸르게 빛나는 오월, 비개인후의 거리를 걷는 꿈,

노을 지는 저녁 언덕을 넘으면 붉게 물든 바다를 만나는 꿈,

베낭하나 메고 그리스의 하얀 언덕위에 서 있는 꿈,

멀리 날아가는 꿈,꿈,꿈...

쟈스민 향기와 함께 사라지는 내 모든 꿈,꿈,꿈...



westlife...my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