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25

늙어 간다는건 서러운거야...


BY 물안개 2002-03-09

얼마전 시어머니 께서 어께 뼈가 부러져 병원에 계시다가 기브스도

안되고 하여 집으로 퇴원해서 계시다.

어제 아침 어머니 채워드리는 귀저기가 떨어 졌다고 연락이 와

남편은 시골을 다녀왔는데...

어머니 다치신뒤로 큰 형님이 한번도 안다녀 가신데에 무척 화가

난 모양이다.

저녁시간 손님이 한가하니 남편은 혼자 청하 한병을 마셨다.

아마도 속상해서 그러리라,

주인이 술이 취한 상태로 손님들 대하지 말고 차에가서 쉬라고,

어린아이 달래듯 하여 차로 보냈는데....

지금쯤 잠이 들었겠다,생각한 순간 대치동에 사시는 큰형님이 전철을

타고 오셨다.

난 속으로 우리집에 전철 타고 오시는 시간이면 시골 한번 다녀

오셔도 될텐데...차를 안가지고 전철을 이용해 오신걸 보면 동생과

함께 술마시러 오셨나보다.

술자리가 시작되어 두분은 소주 세병째 마시고 큰아주버님은 시골에

어머니 집을 우리 큰아들 앞으로 해주겠단다.

남편은 아들 앞으로 해주지 말고 자기에게 직접해달란다.

큰아주버님 가신뒤 술이 많이 취한 남편에게 한마디 했다.

"여보 난 그집 우리 주는건 반대예요"

"당신 오늘은 술이 많이 취했으니 다음날 얘기합시다.

하고선 차로 가서 쉬게했다.

나는 큰집에서 어머니를 모시면서 시골집을 우리에게 준다면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현제 어머니께 찾아뵈는 것도 우리가 열번가면 큰형님네는

두번 정도 가신다.

당신네는 우리보다 열배는 잘산다.

자식들 셋 모두 강남권에 잘나가는 곳에 큼직한 집들갖고 살고있고

당신네 집만 해도 8~9 억대에 달하니....

지금 그렇게 잘 살면서도 고정 적으로 어머니께 드리는것 외엔

안 쓰시니,

어제도 남편은 화가 났겠지...

어머니 다친뒤로 큰아들이 한번도 안왔다고 막내 아들에게 하소연

하셨으리라.

시골 한번 다니러 가면 아무리 안들어도 고속 도로비에 기름값에

어머니 계신데 그냥 갈수 없어 뭐라도 사야 가고 어머니께 고정적

으로 드리는 용돈 외에도 갈때 마다 조금씩 드리니,

한달 정산 해보면 기십만원에 달한다.

집을 우리앞으로 해주겠다는 말속엔 앞으로 어머니를 느네가 모셔라

하는 의도가 숨어 있으리란 계산이 나온다.

자식이 어떤 댓가를 받고서 노모를 모시는 세태가 왔단 말인가?

자식으로써 어찌 댓가가 있어야 부모를 모신단 말인가?

아무리 내가 당신네들 보다 못살아도 그집을 갖고 싶지않다.

그집은 어머니집이며 돌아가신 뒤에도 그곳에 그대로 남겨져

자식들 누구라도 오가며 그곳에 들러 쉬어가는 쉼터이길 바랄뿐....

내가 욕심이 없어서 인지 큰집의도에 기가 질렸는지....

아니면 나자신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보다 어머니가 더

나빠지시면 솔직히 모실 자신이 없다.

지금도 허리가 안좋아 그날 그날 살살 달래가면 장사하고 있는데,

집에서 노는것도 아니고 어찌해야 되는지....

나도 곧 늙어 갈텐데....

부모를 천대 하면 내 자식들이 그대로 보고 배우리라,

아무도 모시지 않으면 막내인 우리집으로라도 모셔야지 어떡하겠

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