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배가 실~ 고파져 달걀 3개 삶아먹었다.
3시니까 3개 먹어줘야 한다는 바람직한 논리에 입각하야....
꺼~억
트림한번 우렁차게 하고, 닭똥냄새 없애려고 문을 열다가
컴퓨러 뒤쪽 으슥한 곳에 먼지덩어리와 함께 뒹굴고 있는
2% 두 개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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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21세기의 찬란한 여름태양빛에다가 내 우람한 팔뚝을 드러내려니
괜히, 쓸데없이, 새삼스럽게 쪽팔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훗..^^
운동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이야 맨날 독하게 먹는다.
그 날도 또 마음먹었다.
(자꾸 먹는다는 말을 하니 뜬금없이 기분좋아질라 그런다)
이번엔 구체적으로 '먹었다'
보무도 당당히 동네 문방구에서 아령을 사왔다.
1kg 짜리...두둥~
팔뚝살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려고 마음 '먹'었었거든.
나도 가슴팍 화들짝 드러내고 차창에 척~하니 팔을 걸쳐주면서
10년 넘어 햇빛못보고 있는 팔뚝에 일광욕하려고 '먹은'마음이다.
으라차차차차차!!!!
꽁지빠지게뒤돌아뛰어가는프리즘 (((((((((( ㄴ-_-)ㄱ
무거웠다;;;;;
문방구아저씨가 돈못내준다고 딴걸로 바꿔가래서 쥐포열마리랑
포켓몬스터 스티커 및 아이스깨끼 3개와 바꿔왔다.
오렌지맛을 다 먹어치우고......포도맛인지 체리맛인지 헷갈리는
아이스깨끼를 절반정도 먹어갈때쯤
"유레카!!!!!!"
를 외치며 머리에 금관쓰고 벌거벗고 온 동네를 뛰어다녔;;;;;;;;지는 않고
조용히 슈퍼로 향하여 이프로 복숭아맛을 두개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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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른한 봄날
죄없는 아들래미는 저녁때까지 물대신 이프로만 마셔야했다.
흥! 꼬우면 니가 엄마하면 될거아냐~
좀 미안해서 쥐포 3마리 줬다. 우헤헤 ^0^
또 보글보글 열번하게 해줬으니 그리 손해본 것도 아닌듯하다.
좌우당간!
다음날 아침 정한수 떠놓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새벽 첫 수돗물-_-을 받아
양쪽 균형맞춰 채워넣고 미친년처럼 실실 웃어가며 발걸레로 윤나게 닦았다.
이프로야...아니, 나의 사랑하는 아령아....
이제부터 너의 임무는 정들었던 팔뚝살들을 야금야금 없애주는거란다.
하다가 탄력받으면 처진가슴에도 탄력을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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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뒷이야기는 하나마나 보나마나 씹으나뱉으나 이다.
지금 나는
먼지구뎅이에 뒹굴던 지금은 잊혀진 아령을 구석에 던져놓고
한번씩 야려주면서
삶은 계란 두개를 마저 먹고 있다.
털레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