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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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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토끼]바삭거리는 바람에 숨어오다.


BY suzebee 2002-03-01

따스한 햇살아래 바삭거리는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

몸을 움추리게 만드는 차가움을 밀치고 봄이 숨어왔다.

이 맘이 간사하기도 하지, 이제 길고 멋진 코트를 입은 사람이 조금씩 더워보인다.

자신이 왔음을 사람들이 알때쯤 물러가는 봄이지만 숨어있어도

그 따스함에 자신이 왔음을 감추기는 어려운가보다.


예전에는 시원한 봄비가 오고나면 그 다음날이 조금씩 따스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어쩐이 이번에는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본지가 오래 되어간다.

봄가뭄.넘쳐나던 강물도 호수도 점점 목마름을 호소하고 있다.

우물까지 가야하는 일도 물을 길어오는 수고스러움도 필요없는 우리들.

꼭지를 돌리는 단순한 동작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음껏 쓰고 있다.

24시간 물의 부족함을 모르는 우리에게 매체에 나오는 가뭄소식이 와닿지 않는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작은 나라의 전쟁이야기도 자신의 삶에 직접적 영향이

없으면 그냥 영화나 다를 것 없는 이야기로 보이듯 , 메마른 봄바람따위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뉴스에서는 바삭바삭 갈라지고 있는 호수를 보여주지만 동네 목욕탕에는

쓰지도 않는 샤워기를 틀어놓고 딴일을 하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봄비는 자신을 홀대하고 소중함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고 싶지 않은가보다.

따스함만을 가진 봄이가 돌아왔다.

언제쯤 달콤하고 촉촉한 봄비가 내릴까?

많이 그리워한다면 돌아오겠지. 아무것도 할수 없는 시간 속에 널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