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반지를 받은 아가씨는 기회만 있으면 사람들에게 그 반지를 보여
주려 들었다.
한번은 여자친구들과 어울렸는데 아무도 그 반지를 눈여겨 봐주지를
않았다. 마침내 아가씨는 다들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판에
벌떡 일어서면서
"이거 더워서 못 견디겠네. 나 반지를 빼야 할까 봐"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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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irl got an engagement ring, and would seize every opportunity
for calling attention to it.
In a group with girl friends no one noticed it. Finally, when her
friends were sitting around talking she got up suddenly and said,
"It's awfully hot in here. I think I'll take my ring off."
참고)
seize every opportunity for ~ing : 기회만 있으면 ~하다.
call attention to ~ : ~에 주의를 환기시키다.
awfully : 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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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몇 마디]
영어의 마지막 부분에 'take my ring off'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take off'은 우리가 '벗다'라고 알고 있는데 '반지를 벗다'라고 하지
않고 '반지를 빼다'라고 말한다.
영어에서는 우리 몸에 붙이는 것은 전부 'put on(=wear)'을 사용하고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은 전부 'take off'을 사용한다.
즉, 바지를 입다(put on trousers), 반지를 끼다(put on a ring), 귀
걸이를 걸다(put on a earring), 신발을 신다(put on shoes), 모자를
쓰다(put on a hat)라고 한다. 이와 같이 한글에서는 물건에 따라서
사용되는 동사가 '입다, 끼다, 걸다,신다, 쓰다'가 되는데 영어에서
는 전부 'put on(=wear)'을 사용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찮가지다. 바지를 벗다(take off trousers), 반지
를 빼다(take off a ring)과 같이 쓰는 것이다. '벗다', '빼다'를
똑같은 동사 'take off'을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중학교 다닐 때는 몰랐다. 'put on(=wear)' 은 '입다'
, 'take off'은 '벗다'라고 외우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영어 선생님에게
"선생님, 'put on a ring'에서 'put on'은 '입다'이니 '반지를 입다'
이고 그 반대로 'take off a ring'에서 'take of'은 '벗다'이니 '반지
를 벗다'라고 해야 맞지 않나요?"
라고 어리석은 질문을 자랑스럽게 했다. 그러니 그 영어 선생님은
"영어와 우리 말은 다르기 때문에 영어는 영어식으로 해야 하고 영어
를 우리 말로 옮길 때는 우리 말 식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서 영어 단
어를 외울 때 단어와 뜻만 외우지 말고 반드시 어구나 문장을 통해서
외우도록 해라."
하고 친절히 답해 주셨다.
그 당시 영어 선생님은 총각이셨는데 아주 순진하셔서 여자 얘기만 해
도 얼굴이 빨개지셨다. 부임한지 얼마 뒤에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갔다 오셨다. 그런데 한 친구가
"선생님, 신혼여행 기분이 어떠셨는지 말씀좀 해주세요?"
하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다른 한 녀석이 한 술 더 떠서
"선생님, 첫날 밤 얘기를 좀 해주세요?"
라고 소리치니 이 선생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가지고 어쩔 줄을 몰
라 하셨다. 고등학생 사춘기이니 성에 대한 호기심이 있을 때이다.
그러자 선생님은 평온을 찾고 나서
"에, 수업시간에는 그런 사적인 얘기를 할 수가 없다. 너희들도 이 담
에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가보면 달 알게 된다. 정 듣고 싶으면 교무실
로 개별적으로 찾아오면 말해 주겠다."
라고 넘어가셨다. 지금은 아마도 내가 그 당시 선생님보다 더 나이를
먹었으니 선생님은 은퇴를 해서 손자를 돌볼 연세가 되셨겠다.
나도 그 선생님 말씀대로 나이를 먹어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가보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 약혼시절 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도사리던 여인이
"모든 것 OK"하고 다 허락하니 기분 33할 밖에. 요즘 말로 '기분 짱
'이었지.
위 유머에서 약혼한 아가씨가 약혼반지를 자랑하지 못해 안달을 하다
못해 발광(?)을 하는데 아마도 요즘도 흔하지 않은 물방울 다이아 반
지라도 받았나보다.
예전에 손목시계가 나오기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시계는 정말 갑부 집
어른이나 차고 다녔다. 남자의 웃 저고리 단추에 걸어 옷속에 넣거나
아니면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며 꺼내서 시간을 본다고 해서 '회중
시계(懷中時計)'라고 했다.
그런데 이 시계를 찬 분이 사진이라도 찍을라면 일부러 웃 저고리 밖
으로 내놓고 찍었다고 한다. 남들이 갖지 못한 귀한 시계를 은근히 자
랑을 한 것이지. 지금이야 길거리에서 방수라고 대야물에 담가놓고 시
계를 팔 정도로 시계가 흔해빠졌지만 나도 고등학교 입학기념으로 결
혼한 누나가 사주어서 처음 시계를 얻어 찼다.
내가 어렸을 적에 형님도 맞선보러 간다고 어디서 싸구려 시계를 샀었
다. 사서 농사일을 하는데도 차고 다녀서 문자판이 안 보일 정도로 흠
이 났었다. 그 당시에는 동네에서 시계가 있는 사람들은 손꼽을 정도
였다. 그래서 그 시계가 자랑스러워 모든 농사일을 할 때 차고 다녀서
마을 사람들이 "저 자식은 똥지게 질 때도 시계를 찬다."라고 비아냥
댔다.
지금은 시계가 하도 흔해서 전자시계 정도는 길에서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 부자되기를 바라니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오죽하면 광고 카피에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나왔
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