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방에서 음악소리가 무척이나 크게난다.
( 어휴~ 또 시작이구먼 )
나는 귀를 틀어막고 아이의 방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았다.
딸년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 음악소리좀 줄여주련만.
아마도 자기가 자기한테 도취가 되어서는 즈이 엄마가 방문을 닫는지 어쩌는지도 모를것이다.
딸아이가 언젠가부터 음악을 크게 틀더니
요상한 춤까지를 추는것이다.
힙합이라나 뭐라나.
요즘 노래는 정신사나워서 난 즐기지를 않는다.
가사 외우기 부터 무슨놈의 멜로디가 그리도 빠른지.
신세대 노래를 따라하다보면 곡조는 트로트로 변하면서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른다.
며칠전.
아이는 내게 말한다.
" 엄마!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호강시켜줄께 "
" 네가 무슨돈을 버니? 어린애가 뭘해서 돈을 벌어? "
" 내가 오디션 볼꺼야. 그래서 백댄서가 되어 엄마에게 돈 많이 벌어다 줄꺼야 "
" 백댄서? 오디션? "
" 웅 "
" 니가 그렇게나 춤을 잘춰? "
" 그럼~ 춤을 얼마나 잘 추는데. 한번 볼래? "
" 그래? 그럼 한번 춰봐 "
아이는 내말이 끝나자 바로
지오디의 길 이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그런데...
하하하하하
나 웃고 말았다.
아이가 무안해할까봐 참았어야 하는데...
무슨춤이 여~엉 엉거주춤하니 어색하다.
" 엄마 왜 웃어? "
" 아니, 그냥... 너무 이뻐서 "
아이에게 얼버무리니 녀석, 눈치를 챗나?
붉어진 얼굴로 춤동작을 멈추더니 다시 내게 묻는다.
" 엄마! 그럼 나 가수할까? "
" 가수? 씩이나? "
" 응 가수해도 돈 많이 벌잔아 "
얘가 왜이러나?
말끝마다 웬 돈 타령?
제 앞에서 언제 내가 궁상을 떨은적이 있다고...
머리가 아물지도 않은놈이 어쩌자고 돈, 돈, 돈. 하는지 원.
아이는 노래를 한다.
역시 지오디의 노래.
그런데...
녀석은 나를 닮았나보다.
지네 아빠를 닮았으면 목소리하나는 끝내줄텐데.
고음처리도 못하고. 저음에서는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를 않는것이.
어쩌면 닮지 말았으면 하는것들은 모두 닮았는지.
성질 드러운것도.
편식하는것도.
소나기 밥을 먹는것도.
인정 많아 푼수맞게 남 퍼주기 좋아하는것까지.
아이는 즈이 엄마를 닮아있었다.
내 새끼라는 한꺼풀을 쓰고 보아도 들어도.
아이는 백댄서도 가수도 소질이 없음이 확연하게 보인다.
" 엄마! 나 노래 잘하지? "
묻는 아이에게
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잘한다고 하면 정말로 지가 잘하는줄 착각에 빠져 우쭐될것이고.
못한다고 하면 아이가 실망할까봐.
가만... 아이의 눈만을 들여다보니 아이는 또 묻는다.
" 왜 엄마, 나...노래 못해? "
" 넌 왜 가수나 백댄서가 되려고 하니? "
아이의 질문과는 다른방향으로 난 아이에게 되 물었다.
" 연예인되면 인기도 많고 돈도 많이 벌잔아 "
" 그렇다고 해서 모두 연예인이 되는것은 아니잔니? "
" 난 될수 있어.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나 춤 잘춘대 "
" 글쎄.... "
지네 또래끼리야 뭔 칭찬은 안해줄까?
그냥 서로가 서로에게 잘한다고 했겠지.
" 엄마는 연예인보다 다른것을 생각하면 좋을거 같은데 "
" 엄마! 내꿈을 꺾지마. 무슨 엄마가 그래? 혹시 새엄마 아니야? "
이런...
이젠 별 소리를 다 들어보고 사네.
꿈이라...
꿈을 꺾는다.
글쎄 어찌해야하나?
제 실력을 말해주고 일찍이 꿈을 다른데로 돌리게 해야하나?
아니면 그냥 모른척 꿈을꾸게 해야하나.
차암~ 갈등생기네 그려.
꿈이냐 현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