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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눈물


BY kanghe0629 2002-02-21

언제나 그랬듯이
난 변변한 외출복이없다
그리고
겨울을 날 만큼의
두터운 코트를 갖고 있지도 않다
외출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외출하는 것을
누구를 만나는 것을
자신없어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꼭 필요하다면
동생들의 옷을 빌려입고 가면 됐으니까...

며칠전 서울을 다녀올일이 있었다
그날도 대충 입으려고 하고있을때
동생이 새벽에 옷을 들고 나타났다
부랴부랴 동생의옷을입고
형제들이 모두 서울을 향했다
대충의 볼일을 보고..

대구 도착 새벽한시반
단 한번도 애들과 떨어져 본적이없는 난
아빠도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불안해 했을까
오직 이 생각만으로 부랴부랴 돌아왔다
집안에 불은 모두 켜서 대낮이고
작은 딸 쫄졸이는 방금 잠들었다며
우리 큰딸 뽀송이가 현관문을 연다
갑자기 배시시 웃는다
"왜"
"아~니, 엄마 재미 있었나?"
"응~, 그런데 엄마글이 짧아서 동시 통역사 의
통역이 훨씬 편하더라"
잠깐 말을 하다말고
제방으로 건너가선 엄마을 부른다
"엄마이거~~ㅎㅎㅎ"
"......"
"비싼거 아니야
친구랑 영화구경 갈려다가 참고
밀레오레가서 엄마 옷샀어
그런데 사실은 이거너무싼거야
겨울 상품 다 치우고 봄 상품 나왔다고
무조건 하나에 만원이래서 샀는데...."
난 아무말도 못했다
그랬더니 우리딸
"엄마 치마만 만원이고
그래도 가디건은 만오천원줬어"
"그래 너무 예쁘다
엄마 이런옷 너무 좋아하는데
어떻게 알았지? ㅎㅎㅎ"
행복해 하는 내모습을본 우리딸
입어보라고난리를 피운다
새벽두시가 넘었건만
엉겹결에 엄마 의 패션쇼는 시작되고
엄마 허리 28인치나 된다고 놀리며
엄마보다 더행복해하는우리딸
"엄마 아침에 이모옷 빌려 입고가서
나 너무 속상했었어
이제부터 우리옷만 사지말고
엄마도 사입어라 알았지?"
다컸다 우리딸들이...
언제 일어났는지 우리 졸쫄이가 하는말
"엄마야 난 언니가 미워 죽겠다"
"왜?"
"내가 엄마옷 사줄라꼬 은행에 칠만이천오백원하고
새뱃돈하고 모았는데 언니야 지가 나보다
먼저 샀다 아이가~~~ 잉"
난 웃었다
"엄마야 나는 그라마 신발 사주께 알았제?"
눈믈을 흘릴것같아서 얼른 일어나 욕실로 왔다
그런데 주책맞은 눈물은 흘러버렸다
왠일일까?
이 눈물은 너무 너무 달콤했다

그리고 우리세모녀는 새벽이 다되서야
잠을 청했다
에고~, 세시간도 못자겠다
아이들 지각시킬라~~~
그래도 난 그날 참 행복했다
내 딸들이
이다음에 시집가서 딸을 낳으면
이얘기 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