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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를 보았네.


BY handa 2000-10-26

벌써 5회째나 된다는 단감축제를 이제사 가보게 되었어요.
뒤숭숭한 간밤의 꿈때문에 부을대로 부은 눈과,
띵한 머리를 그대로 안고서 이웃집 친한 친구와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너무 일찍와서 일까요?
행사장도 보이지 않고, 웬 할아버지들만
우루루 어디론가 가고 있었어요.
우리는 자판기 커피를 한잔씩 하며
며칠 흐린 날씨에 밖으로 나오지 않았더니
벌써 거리의 나무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든 걸 보고
서로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는데,
뭔가 잘못알았나싶어 뛰어가시는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행사장은 저위에 있으니 같이 가면 된다고 그러시더군요.
행사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개막식(?)을 마치고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우리는 다니면서 이감, 저감, 시식을 하며
마치 시골장날 같은 설레임과 푸근함으로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했지요.
오후 1시부터는 연예인 축하공연이 있을꺼라는
방송이 있었지만, 갑자기 나온 햇살이 너무나 뜨거워서
우리는 감 2상자씩을 사서는 행사장입구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말이예요,
출구에서 갑자기 할머니들이 "젊은 오빠" 하면서
벤승용차를 따라가겠지요?
우린 무슨일인가 싶어 유심히 안쪽으로 들여다봤더니
가수 "태진아"씨가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지만,
눈치를 못체고 우리만 독점하며 차안의 "태진아"씨를
계속 바라보게 되었던 거예요.
차문이 열린채, 우리쪽으로 차가 이동하는데
우리도 모르게, 거의 본능적으로
태진아씨를 향해 마구 손을 흔들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열렬한 팬도 아니었는데,
어쩜 그렇게 신기하던지요....촌스럽죠?
그러니 요즘 아이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서 거의 광적으로 흥분하는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시간이 남은 듯 태진아씨는 계속 그자리에 있었고,
어떻게 악수나 한번 하고올까하는 마음과는 달리
그저 부끄러워하다가 결국 돌아오고 말았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연예인을 볼 기회가 많겠지만,
지방은 어디그런가요.
어제 하루종일 우린 잠깐 본 가수에 대해서
침이 마르도록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그러고도 아쉬워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