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우리 애가 역사 과목에서 어떻습니까? 나 자신도 그
과목에서 신통치 못했어요."
선생님: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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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her : "How is my son doing in history? I'm sorry to say
I never was very good at it myself."
Teacher : "History is repeating itself, s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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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몇 마디)
초등학교 시절 제일 잘하는 과목이 우리나라 역사 과목이었다. 그래
서 학급에서도 알려지게 되어 더욱 열심히 하게 되니 항상 점수가 높
았다. 이것은 그대로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유물을 발굴해서 조그만 박물관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오니 국사선생님이 "역사를 공부한다고 해서
곰팡이 냄새나는 고문서나 뒤지고, 골동품을 감정하는 것만은 아니
다. 과거의 사실을 배워서 현재를 거울삼고 미래에 잘못을 되풀이 하
지 않으려고 역사를 배우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중국의 한 무제 때 사마천이 궁형이라는 남자로서는 치욕적인 형벌을
받으며 한나라 이전 3000년의 역사서인 사기(史記)를 쓴 것도 아버지
의 간절한 당부가 있었지만 아마도 이러한 투철한 역사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선시대 역사학자 안정복도 동사강목(東史綱目)이라는 걸출한 작품
을 남기고 갔다. 이 책은 중국에서 나온 사서에서 한국관련 항목을
전부 뽑아내서 엮은 것으로 요즘으로 말하면 데이타베이스이다. 언젠
가 역사학자 고 천관우씨가 자신이 중국에서 나온 책을 읽다가 한국
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혹시나 하고 동사강목을
찾아보면 이미 그 속에 다 들어있어서 안정복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
가 놀랐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안정복이 동사강목을 쓸 때는 정
말 식음을 잊고 땀에 절어서 썼다고 한다. 이러한 집념때문에 후세
의 사람들이 우리 역사를 배우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
다.
한 개인의 집안에서도 그렇고 한 나라에서도 역사의 잘잘못은 되풀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고래로 그 역사 과목을 중시해왔다.
한 집안에서도 직업이나 가풍이 대물림되어 되풀이 된다. 옛날의 신분
제도가 있었던 시대에는 할 수 없이 그랬다고 하지만 요즘같이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시대에도 그렇다. 의사의 집안에서는 의사가 대물
림되고 법조인의 집안에서는 대대로 법조인이 나온다. 이것은 좋은 되
풀이인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아버지가 술을 먹고 술 주정하거나
또 자기 부인을 때리면 그 아들도 그런 경우가 있고, 또 시집살이를
한 시어머니가 그 며느리에게 한 수 더 심한 시집살이를 시킨다고 한
다.
한 국가에서도 당연히 역사는 되풀이 된다. 역사의 흥망을 보면 똑같
은 잘잘못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박정희가 키운 전두환이
구테타로 정권을 잡은 것도 그렇고 김일성에게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이 철권통치로 북한 주민을 굶주리게 하는 것도 그렇다. 멀리
아프리카에서는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어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그 선량한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나는
가끔 내가 그런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천만 다행으로 생각한다.
요즘에 안방극장에 역사물 연속극이 많이 방영되고 있다. 우리 모두
역사를 교훈삼아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