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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있는 얘기 -(29) 헌 돈이 더 좋아!!


BY 하늬바람 2002-02-18

엄마 : "착하게 군다면 반짝반짝하는 새 동전 1다임을 주지."

타미 : "때묻고 헐어도 1달러 지폐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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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my : "If you are good, I'll give you a bright new dime.

Tommy : "A dity old dollar will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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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몇 마디)

내가 어렸을 적에는 그래도 화폐가치가 있어서 5원짜리 동전이나
10원짜리 동전으로도 뭔가를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0원
짜리 동전도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은 길에서 구워파는 호떡이 200원도 하고 500원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5원이었다. 그것도 초등학교 때는 사먹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가정 형편이 좀 나은 애들이 학교 앞 가게에서 군것질을
하는 것이 제일 부러웠던 시절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하숙을 하느라고 3년간 엄마와 헤어져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엄마가 보고싶어 매주 토요일에 집에 왔다가 월요일에
학교로 바로 가곤 했다. 그러면 월요일 아침에 엄마가 꼭꼭 몇번이나
접은 지폐를 손에 쥐어주시면서 배고프지 않게 호떡을 사서 먹으라고
하셨다. 그 돈들은 결혼한 누나들이 용돈으로 쓰시라고 조금씩 드린
것을 쓰지 않고 다시 나에게 주신 것이다.

가난한 집에 시집을 와서 7남매를 키우느라 많은 고생을 하고 가셨
다. 그래도 나는 여섯 째로 태어났는데 기다리던 둘째 아들이라서
형제들 중 유일하게 대단치는 않아도 공부도 시키고 해서 나중에
형제들 간에 갈등 요소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도 못 살았는지 위로 누나 형님들은 초등학교도 간신히 마칠
정도였다. 열 손가락을 깨물면 다 아프다고 부모님도 어느 한 자식
이라도 잘 먹이고 잘 가르치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형편이 되지
않으니 그 심정은 오죽 아팠을까. 지금은 나라 전체가 잘 살게 되어
형제 모두 자식 가르칠 정도는 살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어렷을 적에는 세배돈은 생각도 못하고 자랐다. 당연히 윗 어른
들께 세배를 드리는 것으로 알고만 자랐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세
뱃돈을 받기 위해서 세배가 있는 것으로 알 정도다. 이번 구정에도
지금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녀석이 평상시에는 잘 따라 다니지 않다
가 큰집에도 가고 외가에도 간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다 꿍꿍이 속이
있어서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니 적어도 만 원씩을 받는다. 한 번 순회
하면 평소에 제가 사고 싶었던 것 하나는 장만할 수 있으니 차가 밀려
열두 시간을 가도 지루하다 않고 가는 것이다.

알뜰한 애 엄마는 중간에서 또 어떻게 하면 용돈으로 대치할까 하고
전략을 펴고 오며가며 아들과 신경전을 벌인다. 이 달 용돈은 줄이자
든가 아니면 평상시 사주기로 약속한 물건을 못사주겠다든가...
그러면 나는 당근 아들 편에 설 수 밖에 없다. 애들도 돈을 써봐야
돈의 소중함도 알고 돈 쓰는 방법도 알도록 중간에서 가로채지 말라고
얘기를 하면 아내도 슬그머니 그럼 니 맘대로 하라고 한 발 물러서는
것이다.

아줌마방에 주부님들은 구정이나 추석 명절이 돌아오면 머리부터 지끈
지끈 아프고 명절후에는 며칠을 앓아 누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메뚜
기도 한 철이라고 자라는 아이들은 아마 구정이 몇 번 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하기야 나도 세뱃돈은 있는 줄도 모르고 자랐지만 그래도 떡
국이라도 한 번 먹을 수 있으니 가난 할 망정 설이 좋았던 것 같다.

전국에 계신 아컴 주부님들, 이제 구정스트레스가 풀리셨는지요? 오늘
도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