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을 데리고 지하철을 탔다.
그리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더러더러 서있는 사람들이 있는 정도.
우린 입구쪽 가까이에 서 있었다.
근데 어디선가 진짜 지독한 방귀냄새가 풍겨왔다.
속으로 누군가를 욕하며 참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한마디 한다.
"엄마! 엄마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킥킥대며 웃는다.
"아냐~ 절대루 아냐!"
평소 실력을 남들이 알아챌까봐 큰소리로 아니라고 하였지만
"에이~ 엄마같은데?"
"녀석이. 어른이 아니라면 아니지, 엄마 아니야."
"그럼~~~~?"
이 녀석이 손가락 인지를 길게 빼들고는 의혹에 가득찬 눈초리로 기어이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듯
"혹시? 이 아저씨?"
하며 창밖을 계속 내다보며 마치 시치미를 떼는 듯한 아저씨를 가리킨다.
"그럼, 못 써!"
내가 말렸지만 이 녀석은 지하철안에 이사람 저사람을 유심히 탐색한다.
"진짜 냄새 지독하네..."
아들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던 어른들이 모두 한마디씩 한다.
"그래. 냄새가 좀, 그렇치?"
"개구쟁이 녀석...ㅎㅎㅎ"
그때 이렇게 용감무쌍한 아줌마 한사람이 있었으니,
"얘! 그렇게 냄새가 지독하니? 사실 내가 낮에 보리밥을 먹었거든...
미안하다. 얘!!"
하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무안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한지 난 안절부절 할 수 밖에...
"애가 철이 없어서요... 죄송해요."
"아니예요. 호호호호... 어머, 내가 더 미안하네요... "
하며 일행인듯한 아줌마와 계속 웃으셨다.
그렇게 솔직한 아줌마는 세상에서 처음 봤다.
아줌마, 진짜 죄송했어요...
솔직한 대한민국의 아줌마! 화 이 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