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정말 병이다.
사랑의 감정.갈망
자기 스스로 만든 울타리 속에서
애 끓이며 간장을 녹여 버릴 것 같은 순간들...
희열과 충만의 감정만 있는 사랑만 해 본 사람은 모른다, 그 고통을.
고통이 지나가고 난 자리엔 혼돈과 허무가 자리잡고
때론 백치가 된 기분이 엄습한다.
나에게 있어 이 열병의 대상은 자주 바뀌어 왔다.
나 자신에 대한
학문에 대한
일에 대한
그리고 한 남자에 대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그 순간 만큼은 내가 타 버려도 좋았다.
그러나 내가 앓은 열병의 돗수에 비례하여
충만감과 행복감이 오는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혼돈과 허무와 백치상태를 만나게 된다.
고통도 행복 이던 시절이 있었다.
고독도 즐거울 수 있던 그런 시절 ...
그래서 또다른 열병에 빠질 수 있었다.
혹독한 감정의 칼부림 속에서 나를 지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나를 비우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열병에 맞서는 것이 두렵다.
눈을 들고 주위를 본다.시선을 멀리하여...
고통없는 사랑을 나누고 충만함을 느낄수 있는 대상을 ?아서.
죽는날 까지 사랑의 열병을 앓을 수 있는 이는
축복이며 저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