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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프게 한 지팡이


BY 쿠키 2002-02-15

지팡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안되면 조상탓 이라더니 지팡이 탓인가
칠팔년전에 시아버님에게 사다드린 지팡이가 문제가 되었다
오늘도 힘든 하루
아침부터 못마땅한것이 많은지 시어머님이 투덜거린신다
직접하시지는 못하고
방에서 외출 준비를하고 있는 며느리 들으라 궁시렁 궁시렁
"오늘은 내가 청소안하니 청소도 안했어"하며
시아버님에게 말씀하신다
방에 앉아서 외출 준비를 하던 난 마음이 무척 상했다
하지만 늦었기에 그냥 다녀오겠습니다

여성회관에서 제빵제과를 배우러 가는 길이었다
그이는 맛있는것 많이 만들어와 한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갔지만 그곳에 많은 회원들과 재미있게
떠들며 버터링쿠기와 또다른 한가지를 배우고 만들어 집에왔다
기분이 조금 풀려 급하게 와서 점심을 차려드리고
좀 쉬고 있는데

남편이 조카가 집 짓고 남은 자재를 실고 왔기에
힘들게 그이와 둘이 내려 놓고 기진 맥진한 상태로
거실에 들어서 식탁의자에 막 앉는데
시어머님의 느닷없이
"지팡이 네가 사다드렸냐" 하신데
오래전 일이라 기억조차 희미해 얼른 대답을 못하고
그냥 바라만 보았다
"남이 선물을 해야지 식구가 지팡이 사다드리는것 아니라는데
왜 물어보지도 않고 사다드렸냐"하며 역정을 내신다
가족이 사다드리면 나쁘다는데

억장이 무너지는것 처럼 답답해 진다
그런말들을 믿느냐고 안 믿으면 될것 아니냐고 말하니
5년전에 돌아가신 큰 아들도 그래서 그런지
모른다는 말씀에
모든 것이 며느리 탓이구나
이럴때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 좋은가
가슴만 답답하고 앞이 캄캄한 상태다
십팔년을 모시고 살아오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된것을 가지고
말씀하시며 화를 내니 이 내맘은 어찌할바를 모른다

한번도 대들고 싸워보질 않아 그럴수도 없어
그냥 나혼자 마음을 달래려 한다
그런데 평상시와 다른 나를 보고
그이는 왜 그러냐고 묻는다 아무말 않고 있으니
엄마에게 또 혼났어 한다
엄마에게 혼나는것 한두번이냐며 웃어 넘긴다
남자들은 단순해서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팡이를 태워 버리면 될것 아니냐는 시아버님의 말씀을
생각해 본다

마음 답답함을 달래보려고 이곳에 글을 올려 봅니다
모든 님들 안녕하세요?
엣세이방 모든 님들 매일 매일 좋은 글 읽고 있습니다.
저에겐 님들 모두 친숙하지만
인사를 못드려 죄송해요. 앞으로 자주 만났으면 합니다
설 명절 잘 보내셨지요.
님들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일들만 있기를 바라며
쿠기가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