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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he0629 2002-02-10

퇴원후
계속 기운이 없고 아파서
오전엔 늘 누워만 있었다
광목으로 깨끗하게 만든다고 해놓은
커튼을 보고
동네 아줌마들 문병와서는
"아이고 커텐도 별나다
초상집 빈소같이 이게 뭐꼬?"
오늘은 내가봐도 정말 그런것 같다
아줌마들이 가고
오후 한적한 시간
뜨거운 차한잔으로 정신을 가다듬는다
커피향이 나를깨운다
그런데 화가난다
바보같은 내가 너무화가난다
그래서 장롱문을 열었다
그이의 옷을 모두 꺼냈다
와이셧츠 양말 그이의 것 이라면
모두 다 모아서 개었다
그리고는 삼단장 맨윗칸을 비웠다
"엄마 지금뭐하는데?"
우리쫄쫄이가 나를본다
"으응~ 아빠 옷정리해서 한곳에 모으려고..."
가만히 나를보더니
"내가 도와줄께"
"혼자 할거다 좀있다가"
우리쫄쫄이
"엄마 스트레스 쌓이지?"
"아~~~~~니"
내딸이 웃는다
"엄마가 아빠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아는데
엄마 지금 웃긴다"
정말 내가 웃기는 모습인가?
난 밀어 놓았다
그리곤 누웠다
아직은 오래 앉았으면 통증이오는 탓도 있지만
내게 너무 화가 나서 누워버렸다
그리곤 이틀을 그대로 방한쪽 구석에 둔채
손을데지않았다

정리했다 며칠있다가.
그이의 옷을 모두 한곳으로 모아서
삼단장 맨윗칸에 넣어 두었다

내일모레면 설날인데...
화도나고 속도 상하고
아이들이 안스럽고
내가 너무 초라하고
바보같고

그러면서
시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 나~"
"으응~그래 우리막내구나"
"지금뭐하는데?"
"밥먹는다 애들은잘 있냐?"
그렇게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딸과 아버지 처럼 그렇게 얘길 주고 받았다
하지만 못간다고 말 못했다
기다릴걸 뻔히 알기에....

아버지 나 애비옷 다정리해서
농 한곳에 모아뒀어
그렇게 얘기 할수 없었다
너무 가슴 아파서...

오늘은 아무얘기나 하고싶다
궁시렁 궁시렁
그런데 얘기 할곳이 없다
불쌍하다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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