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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설 풍경이 그립다.


BY mkjung69 2002-02-08

어릴적 설즈음엔 눈도 참 많이 내렸다.
수북이 쌓인 눈 사이로 불린 쌀을 이고 걸으시는 어머니의 뒤를 쫓아 방아간으로 걸어갈때면 하얗게 뽑아져 나오는 가래떡 한가닥을 얻어먹을 생각에 신이 났던게 기억난다.
그렇게 만들어진 떡을 가져오시면 어머니는 차례상에 올릴 떡은 따로 빼 두시고 손으로 뚝뚝 잘라서 아직도 말랑거리는 떡을 초청과 함께 방에 밀어 넣어 주셨었다.
그럼 더 많이 먹으려고 치열하게 싸웠던 기억도 세삼스럽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이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진건 좋은일 이지만, 옛날 우리의 그 설 문화의 정서가 점점 사라져가는게 아쉽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친척집으로 새해나들이를 가던 풍경들도 사라진지 오래다.
눈길을 헤치고 버스를 타고, 혹은 걸어서 고모댁이며, 이모댁에 가서는 새배돈을 받던 재미도 차려주시는 식혜며 떡 음식들을 먹으며 사촌들간에 나누웠던 정도 이미 사라져버린지 오래인듯 싶다.
내 아이들에게 예전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신기한듯 듣고 앉아있는 얼굴들에서 서글픔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