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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만 더, 그리고 또 5분만 더 .......


BY 박 라일락 2001-03-14


요 며칠사이 최근에 와서 나에게 아주 더러운 버릇이 하나 더 추가했다.
나라는 인간이 원래 모순 덩어리로 만들어 있기에 뭐 더 할말은 없지만....

5분만 더....하는 연장성 근성이 또 하나 추가하여 나를 지배하고 있으니 말이다.
제일 먼저 새벽 잠자리에서부터 그 버릇은 시작된다.
보통 그 전날 밤 자정은 될 수 있으면 안 넘기고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 자체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나!
늦어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 나갈 준비를 해야
일하러 나가는 차 속력을 제대로 밟아진다고 볼 수 있지 않는가..
그런데 그 4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으니 시끄럽게 여러 종류의 소리가 울리면..
마음은 벌써 일어났는데 눈은 아직도 감고 5분만 더, 그리고 또 5분만 더......
잠은 이미 깨서 있건만 육신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다.
결국은 30분이 더 추가되고 허둥지둥 일어나서
늘어진 그 30분을 어디에다 비추어 넣어야 하는 비극이 발생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나의 꼴이 우서광 서럽다.
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을 여행하면 그 나쁜 버릇의 속성이 여지없이 나타난다.
나의 컴은 우리 가게 주차장이 환히 보이는 안방 창문 앞 제일 일등석에 위치를 배정받았다.
넓은 동해 바다와 늘 푸른 해송이 항상 눈 앞에 있으며,
가게에 진입하는 모던 차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내가 거처하는 안방이다.
그런데 손님차가 들어오면 벌떡 일어나서 맨발 마중을 나가야 예의인데
인터넷 여행 중이라 마음은 버선발로 뛰어나가고 있지만
몸은 아직도 엉덩이가 의자에서 딱 붙어서 5분만 더... 하고 있는 것이 정말 가소롭다.
그래서 주방에서 호출이 연거푸 오는 괴로움에 시달려야 하고....
'응. 알았다니깐' 하는 대답이 주방으로 되울림이 되어 나가니 이 한심한 뇨자를 어찌하오리까?
그 뿐 아니다.
외출을 준비하는데도 그 5분만 더...하고
때를 늦추어서 약속시간을 허둥지둥하게 하고...
약속 장소로 달려가는 차 속력은 국가에 헌금하는 수준에 입문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나 자신과 수 없이 새끼손가락 걸고 다짐을 하지만
버릇처럼 되어버린 좋지 못한 버르장머리를 어찌하면 좋을꼬?
오늘 새벽에도 그러하지 않았는가!
좀 일찍 일어나면 나에게 보내진 밤사이 온 메일도 확인하고
좀 더 여유로운 시간에 마음 너즉하게 님들에게 답 글도 보낼 수 있을 텐데....
아~~~나의 더러운 근성 얼른 속히 벗어나야 할 것인데 와 이리 쉽지 않을까?


라일락처럼 *아 컴*의 님들도 이런 분 계시는지요?

오늘 새벽 일 나가 전.
내 마음을 내 자신도 뜻대로 되지 않음을 글로서 몇 자를 끌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