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목욕 갔다왔더니
전화가 '떼르릉' 준우엄마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한다.
"아줌마집에 도둑 들었나봐요.장농문이며
싱크대,책상 온통 다털렸어요" 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편의 발령지따라 집에서 1시간여 떨어진 시골에
와있는데 일주일에 두어번 집에 들러 우편물도
가져오고 화초에 물도 주고 돌아온다.
지난주 목요일에 화초에 물을 주고 왔는데
내일 가는날이라 오늘쯤 물을 줘야 할것같아
아파트 아래층 준우엄마에게 물좀 주라고 아침에
전화를 했었다. 혹시나 뭔일이 있을까봐
열쇠하나를 맡겨놓은게 있었기에...
오래전에 명절쇠러 시댁에 가 며칠 집을 비웠었는데
도둑이 들어 방문고리,장농문을 부수고
온통 다 헤집어 놨었다.
도둑이 그렇게 까지 온집을 까뒤집어놓을줄 몰랐다.
옷이며 이불이며 싱크대그릇까지 다 꺼내 산더미처럼 쌓아두었었다.
그때부터 집을 며칠 비울때면
차라리 가져갈것 있으면 다 가져가라고
서랍,장농,싱크대.. 문이란 문은 죄다 다 열어 놓고 다닌다.
문을 잠그면 부수기때문에 고치는 수고가 더 번거롭다.
가져갈것도 없지만 도둑님 수고 덜어주기 위한
나의 배려다.아니면 다른도둑이 먼저 들렀다간것처럼
꾸미는 나의 위장술(?)이기도 하다.
그것도 모르고 준우엄마는 경비아저씨까지
부르고 통로아줌마들이 죄다 우리집에 와있는 모양이었다.
큰소리로 깔깔대며 웃는 날보고 준우엄마는
십년감수했단다.에구,미안해서 어쩌나!
내일 가서 맛있는것 사주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