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6.24
며칠전 학교에서 돌아오는 훈이 눈언저리에
크다랗게 상처가 나 있었다
알고보니 같은 반 친구에게 구타를 당한것이었다
그것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지나가다 끌려가서 맞았다고한다
말만 들었지 아이들세계에 그렇게 폭력이 난무한지 첨 경험해본 나로선
참 많이도 당황스러웠다
두어번 그 아이한테 꼬집혔다며 팔에 상처가 나고
(꼬집은 것 치곤 상처가 너무 크다고 생각은 했었다)
입주변에도 지금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겨우 4학년짜리 애들인데 싶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특히나 뽀얀 얼굴에 생길 흉터를 생각하니 어찌나 아깝던지
생각하던 끝에 학교를 찾아갔더니 담임 선생님은 안계시고
교감선생님 혼자 계셨다
담임 선생님도 아니고해서
그냥 올까했는데 궁금해하시는 교감선생님을 모른척 할수가 없어서
이런저런 사정 이야기를 하고 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는 듯 싶었다
아무쪼록 아이가 그 아이 때문에 학교생활에 대한 애착이 없어지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싶어 태훈이랑 많은 시간 대화를 했다
세상 어디에든 내맘 같은 사람만 있는건 아닌지라
그런일로 훈이가 상처를 받고 의기소침해져 버린다면
앞으로 그 어떤일도 할수 없어지니 괜스레 이번일로 그아이한테
주눅 들 필요가 없으니 훈이는 여태 그랬듯이 열심히 학교생활 하면
될거라고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겉으로 드러나는 힘보다 마음속의 힘
그러니까 지식의 힘과, 아량의 힘이니 수업시간만이라도
열심히 공부 하라고...
그리고 그 아이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할래다가 차마 하지를 못했다
우선 나부터 얼굴도 모르는 걔가 미운데
그런것까지 어린 훈이에게 요구한다는건 무리일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두 번 다시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게 하기위해서
나는 간단하게 담임 선생님께 편지를 써서 훈이 편으로 보내고
아빠는 훈이 등교 할 때 동행을 해서 그 아이가
등교길에 꼭 들런다는 오락실에 가서 아이를 만나
단단히 타이르고 둘이 서로 손잡고 학교로 가겠금 했다고한다
아직은 어린나이이라 가능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나이가 들어도 오히려 이런 어른들의 처신이
역효과를 거두고 태훈이게는 더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터인데말이다
참 어렵다
아이가 나이가 들명 들수록 부모 역할도 어려워지는법인가보다
세월이 지나면 얼굴의 상처는 흉터로 남겠지만
부디 훈이에게 이런 일들로 하여금 대인관계에 있어서
마음의 흉터는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