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폰이 울린다.
손님이 오셨다고 어서 내려오시란다.
친절도 하신 경비 아저씨다.
쇼파에 길게 누워있던 남편이 일어나고 나도 얼른 거울 한번 보고 작년 연말 명동 나들이 나갔을때 남편이 이쁘다 사준 보라색 쇼울 걸치고 쪼르륵 내려갔다.
그녀가 100m전에 서있었다.
엇그제 고등 1학년에 입학한 우리딸이 초등 3학년때 같은반 학부형의 인연으로 만나게된 그녀는 같은 성을 가지고 있는 남편을 둔 또하나의 인연으로 고리를 틀고 같은 아파트 이웃이란 고리를 또다시 꿰차면서 친하게 되었다. 지금은 다른곳으로 이사를 했지만...
그런 그녀가 남편과 함께 주말 오후 우리집 앞에 날아왔다.
몇년전 그녀의 남편이 모 대기업 해외현장에 파견되어있을 당시, 아이들 등교시키고 집안일 대강 정리하고 나면 쪼르르 달려나와 서로 많은 이야기도 하고 백화점 나들이도 솔찬히하면서 그야말로 지금와 생각하니 솜사탕같은 달콤한 시간들을 만들어 가지곤 했었다.
아~~~~~옛날이여~~
자~~ 떠나자 그녀가 타고온 차를 주차장에 두고 우리차로 동승하여 집앞으로 뻥뚫린 고속도로를 통과하여 휘리릭~~~~~
그녀집이나 우리집이나 요즘 분위기가 그래서 일상탈출을 하기로 한것이다.
차안에서 그녀 남편은(최근 그 대기업을 명퇴하셨음)새로운 사업이야기를 두런 두런~~
어둠이 내린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하였다.
벤뎅이 맛깔스런 회무침을 한상차려놓고 참이슬 쐬주를 대령하고 최근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들게 지내는 그녀집 이야기 우리집 이야기를 쏟아 부었다.
교회에 열심한 그녀 남편은 소시적 한 수~울~ 하셨는데 지금은 밀밭만지나도 취기가 오르시는지 인사로 한잔 받아들고 입술만 적시고 계셨다.
반대로 한수울 현제 진행형인 남편은 벌겋게 된 얼굴로 계속 캬~~
그곳에서 일차를 하고 뒤이어 광명에 있는 남편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했다.
광명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핏자와 치킨점을 함께하고 있는 남편친구는 잘나가던 외국 모은행을 접고 10년전 부터 자기일을 하려고 그동안 오퍼상부터 시작하여 바지런하게 인생을 꾸려가시는 분이라 퇴직하여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그녀 남편과 언제인가 그날이 눈앞에 다가올 우리 남편에게는 참고서 역활을 해줄것 같았다.
취기가 든 남편을 옆에 태우고 그녀 부부와 함께 또다시 휘리릭~~
광명에 도착하였다.
남편친구에게 그녀 부부를 소개하였다. 삶의 현장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남편 친구는 오랜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 셀러리맨들이 시작했다가 혹여 실패하기 쉬운 업종서부터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을 조근조근 이야기 해주었다.
그녀 남편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앞에서 술취한 우리 남편이 졸고있었다(울 남편은 술이 한잔 들어가면 일단 꾸벅이고 졸고 그다음 다시 정신이 들면 다시 술~~)
그가게 안으로 지나간 우리 젊은 시절 즐겨 듣던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울 남편이 지난번 사다준 테잎이란다.
남편 친구는 은행에 근무하면서 양복에 넥타이 가지런히 메고 지내왔던 흔적은 어디있는지, 이야기 중간 중간 손님이 들어오면 분주히 일을 하고...
메스컴에서 점점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데 가만보면 정말 이웃에 하나둘 남편들이 퇴직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집들이 늘고있다.
아이들은 한참 공부할 나이라 뒷바라지가 힘들어 지는데 대한민국의 40대 가장들은 어깨가 천근 만근~~
집에있는 아이들에게 주려고 핏자를 한판씩 안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녀 남편은 앞으로 할일에 관하여 깊은 상념에 젖은듯 하고 그옆에서 요즈음 너무 힘든 일들과 맞닥친 울남편은 술에 취함을 당하여 고개 떨구고 수면중~~~
백미러로 보이는 남편이 순간 왜그리 측은해 보이는지 고개를 그녀 남편에게 기댈듯 말듯하며 쿠~~울~~쿨
아~~~~~~~~
바보~~~~~~~~~
그러나 어쩌겠어 힘내요 힘~~~
그녀가 100m전에 나타난 자리로 되돌이하여 안녕을 한뒤 가버리고 비틀거리는 남편과 걸어들어오는 아파트 입구에 찬바람이 봄내음을 안고서 살포시 다가오고 있었다.
봄은 올거야~~
꼬옥~~~~
지금은 겨울이라도...
당신 졸고 있니?
ㅎㅎㅎㅎㅎㅎㅎ
웃어야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야 복온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