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말한다
내 머리속에 쳐박힌 이야기들 다풀어 줄테니 니가 소설한번 써봐
흔히들하는 내인생 굽이굽이 고생한것 다쓸려면 책한권도 부족혀!
그런사연말고,
이십여년 결코 아름다울수없는 어린시절 탄광촌 태백.
고향이 모두 제각각인 사람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서울 ..
다양한만큼 품고있는 사연도 가지가지다
앞집에사는 미옥이 아니 신희 중학교때 가출했다는 소식으로 끝이다
그녀는 우리문간방에서, 연상의 과부와 눈이맞은 총각이 살림차렸다
가 처녀장가 가느라 버린 어린딸이다 떡두꺼비같은 아들둘 낳고
재미나게살다가 학교입학문제로 나타난 그녀로인해 한바탕 동네가
뒤집히게 시끄러웠다 언제나 손등이며 볼이 거칠게 튼 그녀를 생각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부디 지금은 행복해졌길 바란다.
뒷집영호네 서울서 대학다니는 전처딸, 어린 두남동생 그저 남들과
다를것없던 그집이 탄광갱이 무너지는 사고에 구조하러들어갔던 남편
이 유독가스에 정신을놓으면서 정말 힘들어 했다
병든 가장에 살아가자니 빚도 늘어나고 하루는 그시절 참 귀하던 곰국을 아픈사람먹인다고 끓였나보다 그일로 이웃과 큰싸움이 벌어졌다
그 아줌마 울면서 곰솥 팽개치고는 "그래 죽을때 죽더라도 좋다는것
먹여보고 싶었네 빚진 사람 사람아닌가?"
얼마후 아저씨 장례식 치렀다
그 가족들 학교졸업하고 선생님된 큰딸 따라 서울로 이사갔다.
우리옆집 서울댁 속았단다. 남편이 훤하게 잘생겼는데
결혼식올리고 살곳이라 따라 나섰더니 이 첩첩산중으로 들어오더란다
그래서 오며오며 울고 왔단다
마음이 너무고와 어린내맘에 서울사람은 다 저렇게 곱구나싶었다.
아들낳고 딸낳고 정붙이고 살다가 서울로 갔는데 나중에 놀러와서
"처음 여기올때 서럽게 울며 왔는데 떠나고보니 잊을수없더라고.
쓰다보니 유치하다
하지만 내 기억속의 몇몇쯤 여기다 부려놓고 가벼워지고싶다
그 가난과 악다구니속에서 열심히 돈모아 고향으로 돌아간 내가알던
모든이 다 행복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