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15
어제 이맘때쯤의 일이다
"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윤정인데요 태훈이 있으면 좀 바꿔 주세요"
"응 그래"
"태훈아 전화왔다"
"여보세요?"
"응. 응. 그래 " 하면서 시익 웃으며 전화를 끊더니
"엄마 윤정이가 초코??준다고 나오래요"하고는 외투를 입고 부리나케
집을 나선다
나가는 아이 뒤통수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것이
괜시리 내가 더 설렌다
'녀석 벌써 저렇게 자랐나?'
순간 묘해지는 기분..
초코??받으러 가는 아이보다 내 가슴이 더 콩닥거렸다면 누가 믿어줄까?
금새 들어온 훈이 손엔 초코??외에 편지도 하나 쥐어져 있었다
훈이가 채 읽기가 무섭게 "나도 좀 보자~~응?"
거의 애걸하다시피하는 엄마의 절실한>부탁에 하는 수 없이
건네주는 꽃편지엔 연필로 쓴 글씨가 참 예쁘게도 적혀 있었다
좋아한다는 말이 수줍게 씌여진 편지를 친구들 앞에서
건네주기가 부끄러워 하교를 하고 난 뒤에야 전화를 해서 몰래 건네준
윤정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얼마나 이쁘고 귀여운지...
그나저나 요즘들어 부쩍 방귀가 늘어 집에선 방구쟁이라고 불리는
태훈이 저 방귀 소리 듣고도 윤정이가 좋아할래나 몰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