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가.
10년만에 서울로 간다.
큰아이 애기 였을때 내려온후 처음으로 온 가족이 놀러 간다.
15년전에 처음 서울로 갔었다.무작정 서울로 가야한다고 우겨서 대입보러 간 날.휘경동에 살던 사촌언니가 마중나왔다.처음으로 보는 낯선 얼굴.19살의 어린 나는 무척 다부져 보였으리라.
택시를 타고 청량리를 지날 즈음 빨간 ,그래서 정육점 불빛 같은 유리상자안에 예쁜 여자들이 마네킹처럼 앉아 있었다.내게는 무척 생소한 그 모습.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곳이 유명한 사창가였던 모양이다.
그것이 처음 대면한 서울의 모습이다.
휘경동은 내가 살던 동네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에게...
서울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된곳인가.며칠후에 종로며 명동을 다녀 본후에야 서울의 모습을 비로서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모두 장사를 하는 상가만 본터라 모두 장사만 하면 누가 소비를 하는 것인가하는....
그리고 따닥 따닥 붙어 한치의 공간의 허용도 허락치 않는 서울의 답답한구조.한정거장도 아주 멀어서 내가 살던 소도시와는 비교가 되었다.
그게 내가 느낀 서울의 첫인상이었다.
후에 졸업도 하고 신접살림을 차린 몇년동안의 서울 생활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어디를 가나 사람이 넘쳐 나지만, 어디든 사람 사는데는 별반 다른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너무나 넓어서 내가 자유로울수 있었고 ,집을 나서기만 하면 하루해가 금방 저물었다.오라는데는 없어도 갈곳은 많은 관계로...훗..
하지만 너무 삶이 바빠지고,여유가 없어졌다.
신대림이던가.암튼 지하철 갈아타는곳에서 밀물처럼 썰물처럼 쏟아지는 인파들 모두들 바쁘기 짝이없다.수류를 거슬러 가야하는 물고기마냥 힘에 겨워 허덕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마냥 허리를 졸라매도 마이너스였던 시절.
남편 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던 단칸 셋방.무척 우풍이 심했던 기억이난다.복도를 개조한 방이라 길기만 한 방에서 난 첫째아이를 낳았다.
같이 누일수가 없어서 머리 맡에 누였는데 태열때문인지 빨간 볼이 유난히 추운 우풍 때문 일거라고 믿어버리고 속상해하던 그 시절.
오랫만의 외출.추억으로의 여행.
아이들 교육차 방문이라 구실은 대었지만 나는 벌써부터 광장시장과 큰 대형서점으로 향하고 있다.봄철 예쁜 원단과 부자재,종류도 많아서 뒤적거려 볼수있는 서점으로 제일먼저 달려가고 싶다.그리고 오랫만에 만난 벗과 맥주라도 한잔 해야지.
많이 변해 있겠구나.
내 20대가 묻어 있는 서울.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