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굴 중에서 입이 젤 못생겼다.
물론 다른 부위도 못 생겼지만 그 못생긴 부위중에서도
입이 으뜸이고 그래서 거울 들다볼때마다 무지 속상한다.
이미자야 입이 못생겼지만 그 몬생긴 입으로
노래를 그리 잘 불러서 돈이라도 왕창 벌지만
난 그것도 아니고....걍 있다는 의미외엔....흑흑.
몇년전 첨 통신할때는 난도 쪼매 이쁜척했다.
내 못났다한들 누가 보태주는것도 아니고
또 번개같은건 생각지도 안했으니까...
아이디도 남들 들으면 무지 분위기있게 여성스럽게
지었었다.
게시판에서 웃는것도 지금처럼 잇몸 다 들어내놓고
'하하' 웃는기 아니고 조신하게 '호호'로 웃고....
대화방서 말도 이쁘게 하고 글도 지금처럼 천방지축으로
안썼다.
정갈하고 진짜 이쁘게 썼다.
그래서 완전 인기 상종가였다.
사이버란게 그렇찮은가?
못난 여자라도 이쁘다고 하면 팍 믿어버리는겨...
그래서 타인에게 환상을 주게 되고
한번 봤으면...하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난 지은죄가 있어서 번개는 절대 안했다.
번개하는 그날은 내 이얼굴이 다 들통나고
그담소린 뻔한거 아닌가.
"꼴값떨고 앉았네. 이쁘지도 안한기 괜히 이쁜척 해가지고..."
하이구야 그러니 번개를 하고 싶어도 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내 후배들 몇이서 일을 저질러 버렸다.
나 몰래 모임을 만들어놓고 내가 참석을 안하면 도저히
안될정도로 만들었는기다.
미리 유도신문에 넘어가서 핑계조차 댈수 없었다.
그래 어쩔수 없지.
인제 니들하고는 오늘로서 끝장이다.
그때 내 아듸가 수선화였다.
수선화~~ 얼마나 이쁜가?
그리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이쁘고 정갈하게 포장된 글을
많이 썼는가.
내 정체가 완전 탄로나는 날였다.
사실 말은 바로 하지만 아이디가 이쁘면 그사람 굉장히
이쁜걸로 착각하여 가슴에 품는다
그리고선 막상보면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속았단 기분을 많이 느낄꺼다.
난 그걸 많이 봤다.
아무리 있는 옷 중에서 젤 좋은걸 입고 나가고 뺑기칠로
얼굴을 카버해보지만 내 본 바탕이야 어딜가남?
첨 OFF 때 나를 본 사람들.
말은 않았지만 속으로 벌렁 기절할 사람 많았으리라.
내 첫마디가 그랬다.
"저요 그동안 이쁘지도 안한기 디기 이쁜척 했슴다.
이쁜기 한이 맺쳐서 그랬는데~ 죄송함다."
그자리에 있든 사람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그날은 그럭 저럭 끝났다.
다들 기분좋게 헤어지고......
난 다신 그 통신에 안들갈려고 한 며칠 대화방도 안가고
게시판에 글도 안올렸다.
생각해보라
우째 감히 올리겠는가?
이쁜척한기 들통났는데 어떻게 계속 이쁜척하겠는가?
천방지축인 성격 다 선보였는데 우째 조신한척
정갈하게 글을 쓰겠는가?
그래 아디디 해지하고 다른델 갈려고 마지막으로
그쪽 게시판에 들가봤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온 게시판이 내가 빨리 안온다고 야단들인겨...
후배들은 이쁜 언니께 요렇게도 써놓고...
하이구 부끄러버서 진자 쥐구멍 찾아 삼만리로 가고 싶었다.
그러구로 잠시나마 이쁜척하고 얌전 조신한척한 내 정체는
다 날라가 버리고 진짜의 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몬난기 이쁜척 안하니 그렇게 맘이 편할수 없었다.
내를 다 알고 난 사람들이라서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근데 참 희안한 일이......
이쁜척 할때보다 몬난 얼굴 확 다아 까발리고 나니 오히려 나를
더 좋아해주는겨...
그쪽 통신은 지금도 내 고향같고 친정같다.
가면 하나같이 반가워해주고 좋아해준다.
몇년이된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작년 무료 아이디가 있어서 어느통신에 들어갔다.
딱 무료 1달만 하고 갈려고.....
천방지축인 내 성격 '날좀보소'하고 다 들어내고
몬생긴 얼굴 스스로 메주라고 까발렸다.
이쁜척 조신한척 안하고 있는 그대로 다 들어냈다.
쓸게 없으면 옛날 공부몬한 성적표까지도 다 공개했다.
어차피 한달후면 갈낀데 이쁜척 할 필요가 어딧는가?
근데 1달후 못 떠났다. 왜냐?
못났다고 깨놓고 말하는데도 그쪽님들이 날 너무도
좋아해주셨기 때문이다.
그게 환상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래서 번개를 할땐 부담없이 갈수 있었고
몬생긴 얼굴 당당하게 내밀었다.
애초에 이쁜척을 안했기땜시 부끄러울것도 없었고....
"이쁜척하드니 봐보니 별거 아니네"
요소리 들어먹을일이 없는겨~
그래서 오늘까지 이르렀는데 난 참으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많이 받았다.
하루라도 글이 안올라오면 왜 보고싶은 글이
안올라오냐고 하고....팬클럽 만들자고 하고...
복숭싸이트를 따로 맹글자고 하고...
(자랑이 됐담 죄송함다)
야튼 몬생기고 이미자같이 튀어나온 입으로 잘잘잘잘~
노고지리 우지짖듯 얘길하면 너무나 즐겁게 들어주셨다.
그리고 날 첨본 사람보다 두번 세번이상 본분들이
나를 더 좋아해주신다.
또 사이버지만 얼마나 정이 많은지
산지에 계시는분들은 아무리 거절해도 주소를 물어서
참외를 위시하여 찹살. 송이. 대추. 꿀. 배등등을
부쳐주시는분들도 계셨다.
(아이구 난 왜 이렇게 묵는데 약한지몰라. 하하)
자랑하기 좋아하는 내가 울 남편한테 침 튀겨 가면서
자랑한건 말할것도 없다.
"봐라. 봐. 내 이쁘다고 이런것도 다 보내주잖아"
"장히도 이쁘겠다"
"그라믄? 당신은 이런거 함 받아봤어? 봤어?"
"내가 글 올리냐?"
"그러니까 컴 오래한다고 뒷말하기 없기다. 다아 피가 되고
살이되는기다. 바둑에 메달려있는 당신보다 훨씬 영양가 있잖아"
"알았다. 잘난척 하지마라. 되도 안한기 잘난척 하는거
젤 꼴볼견이다"
흐이구 이양반아. 잘난체 할끼 있어야 잘난체 하지...
그나 저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좀 이쁘면 더좋았을낀데...
꼬랑지: 가수 이미자씨
죄송함다. 심심하믄 제가 님의 입을 제입과
비교합니다. 누구 사이즈가 더 클까하고....
그래도 님이 훨씬 더 낫다는거 인정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