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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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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날개 퍼득이지?


BY 제제 2001-03-05

처음으로 글을 올리려니 무척이나 떨린다.

울집은 올해 입학한 1학년 딸아이와 5살 아들녀석이 있다.

두 남매는 주로 오리기와 붙이기가 취미라서 우리집에 오는

광고 전단지나 심지어는 신문조차도 제모습으로는 우리집 현관을

나갈 수가 없다. 찢어놓고 붙여놓고 해서....

그제 점심때.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울 아들 녀석이 스카치 테이프를 자꾸

잘라달라고 한다.

엄마 이번에는 길게 이번에는 작게 등등 요구사항을 붙여가면서....

평상시처럼 아무 생각없이 테이프만 잘라 주었는데...

한참후에 엄마를 찾는다.

"엄마, 내 날개 뒤에 붙여줘"

"??????????????"

무슨 소린가 싶어 얼른 방으로 와 봤더니...

제법 빳빳한 종이 두장을 매미 날개모양으로 만들어놨다.

그리고는 끝에 길게 테이프를 붙여놓고서 그걸 제 등에 붙이란다.

웃지도 못하고 등에 붙여줬더니 좀 높은 의자에 올라가더니

뛰어 내리며 하는말

"엄마, 내 날개 퍼득이지? 나도 이제 날개 있으니 날 수 있다"

고정관념이 뇌리에 꽉찬 이 엄마는 암 말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그런 지 엄마는 아랑곳없이 이번에는 거실로 통하는 문을 열어놓고

방 끝에서 거실 끝으로 냅다 달리더니

"엄마. 내 날개 또 퍼득였지? 나도 날개가 있다"

과연 종이로 만들었으니 달리는 바람결에 확실히 퍼득이긴 했다.

헌데 문제는 날개를 달고 밖으로 나갈려고 하는데 있다.

그 종이가 낡아서 아님 찢어지기라도 한다면 그땐 뭐라고 해 줘야

할지 정말 고민이다.

울 아들 좀 누가 말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