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늘 내주위에 있었다.
마치 오래 오래 지켜 보고 있었던 사람처럼......
술 취한 내 등을 두드렸고
울고 있는 내게 손수건을 건넸고
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주었고
내가 눈여겨 본 것을 기억했다 사 주었고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내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워 그의 존재를 때때로 잊기도 했다.
여러명의 남자가 바뀌어도 그는 늘 내 곁에 있었다.
그는 늘 말이 없었지만 그의 곁에서 난 편하고 따뜻했다.
말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사람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사람
결혼을 하고 그를 만났다.
많이 수척한 그의 얼굴.
힘들게 입을 연 그.
오래 오래 보고 싶어.잘 지내는지...행복한지...가끔 안부만이라도...
힘이 든다.
울고 싶을때 그가 생각난다.
그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는 나.
잔인한 짓이다.
단 한번도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
단지 그의 사랑에 익숙 할 뿐....
그도 알고 있었겠지.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어쩌면 그를 잡고 있는건 그가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의 비상구였고 안식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 할수가 없었다.
널 놓아 줄께.
잘 살아라.행복해라.
나역시 그럴께.
아주 많이 시간이 흐르면 그땐 친구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