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뒹굴뒹굴 테레비젼 앞에서 뒹굴고 있는데 난데없이 울리는 전화벨.
따르르릉~~~~
" 여보세요~ "
" 당신, 얼른 라디오 들어봐 "
" 응? 웬? 알았어 "
그리고 라디오를 틀어보니 귀에 익은 글이 읽혀지고 있다.
( 어라? 저 글은 언젠가 내가 방송국에 보낸글인데... 그리고 바로 발표가 된것인데 )
" 왜 저 글이 또 나온대? "
" 들어봐봐 "
내 글이 다읽혀졌다.
잠시후~
월간대상이라며 쇼파세트를 준다고 한다.
흐미~ 뭔일이다냐?
기분. 참말로 무지 좋더만.
하지만 좋은 기분도 잠시.
" 근데, 쇼파가 오면 어디다가 둔대? "
집이냐고 맹맹이 코 구멍만한곳에 쇼파세트가 들어오면
그 큰 덩치를 어디에 두어야한단 말인가?
" 클낫다 여보 "
기쁨도 잠시.
이젠 물건이와도 둘곳이 마땅치를 않다.
" 당신 머리에라도 올려놔야지 "
" 헉! 내 머리에? 내 머리가 무슨 바위덩어리라도 된다냐? "
아직은 물건이 오려면 며칠 남아있으니 일단 물건을 받고서는
다시금 생각을 해 보자고 하고는 전화는 끊어졌다.
삼지사방 난 보고 하기에 바빴고.
축하전화까지 벌써 몇통을 받아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얼마후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는
" 뭐 사다주래? "
" 왜에? 선물 해 주게? "
" 응. 아무것이나 말해봐 "
남편의 그 말에 난 생각없이 대답을 했다.
" 이따가 들어올때 쐬주나 한병 사다줘. 당신하고 한잔하게 ~"
그냥 그랬다.
그리고는 아이와 저녁을 먹고 테레비를 보고.
할일없이 둥그적 거리고 있는데.
소리도 없이 남편이 들어온다.
무언가를 낑낑거리며 앞 가슴에 보듬고 들어오는 모습에....
나.
홀라당 넘어가 버렸다.
" 흐억~ 시방 이게 뭐랴? "
" 으`응. 당신 좋아하잔아? 실컷 먹으라고 몇병샀지 "
몇병이라고라?
아무리 내가 술을 좋아한다고는 하여도.
시사나~ 마사나.
새찬쏘주를 한박스나 사 갖고 들어온것이다.
무려 20 병을 말이다.
( 흐이구~ 저 웬수. 누구 잡을일 있나? )
그리고는 남편은 축하인사와 함께 술상을 봐 오라한다.
안주? 갑자기 안주가 어디있나?
저녁에 먹던 김치찌계를 데워서는 상을 코 앞에 내려 놓으니...
남편, 자랑스럽다며 한잔을 따라준다.
그리고는 자기 잔에는 흐미~ 보리차 한잔을 따라놓고...
위하여! 를 하자며 잔을 부딪힌다.
울 서방은 술을 안마신다.
마누라에게는 잘 따라주는데.
몸을 얼마나 사리는지 지는 보리차로 보약을 먹고.
마누라는 그 독한 쐬주로 독약을 준다.
( 운냐~ 니는 세세토록 오래오래 살고...
내는 독약 믹여서는 일찍 죽게 만들라꼬
내 안다 알면서도 걍 쐬주 먹어준다.
성의를 생각해야 안 되겠나? )
남편에게 참 여러가지 선물을 받아보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쐬주를 한 박스씩이나 받아본적은 없다.
그나저나 저 쐬주 상하면 안되는데....
상하기전에 얼른 다 마셔 없애야 하는데...
우두커니 쐬주 박스를 바라보자니.
마시지 않아도 취기가 오르며 기분
삼삼해 지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