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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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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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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분신


BY 소낙비 2001-02-24

오늘, 2월 24일은 하나뿐인 딸의 생일이다.
큰애와는 달리 힘들지 않고 하룻밤만 틀어
아침에 쉽게 낳았다.간호원이 보면서
'딸이예요'하는데 너무 못생겨서 정말 내아이가
맞나 싶었었다.지 아빠도 딸이라서 예쁠거라고
상상했는데 이상했는지 "우리 애 맞어?"하며
한번만 힐끗 보고는 바로 출근 했었다.
큰애(아들)와 달리 너무 순해 언제 한번 업어나 봤는지도
기억이 없을정도이다. 한번은 재워놓고 시장갔다왔는데
문을 열어보니 어느새 깨어 아파트 현관앞에 얌전히
앉아 나를 빼꼼히 바라보던 그런아이였다.
초등학교때는 글짓기를 잘하여 상도 많아 받았고,
서예도 잘하여 액자를 중학교 현관앞에 아직도
걸려있다. 노래도 잘하여 KBS 어린이 합창단도 하고
피아노도 잘치고 바이올린도 잘하여
청소년오케스트라의 악장도 했었다. 레슨선생님은 예고에
보내 전공을 시키라 했지만 지 아빠가 공무원이라
도저히 감당을 할수가 없겠다 싶어 취미로서만 끝내게
했다.악기값도너무 비싸고 뒷바라지도 엄두를 낼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등학교에서 이과를 하여
대학은 한의학공부를 하고 싶어 했지만 점수를
못받아 재수를 하였다. 그러나, 또 점수가 모자라서 지 아빠의
일방적이고 강경한 교대지원에 할수없이 갔는데
간곡하게 나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했다.
하지만 남편의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이길
재간이 없어 학교를 다니면서 아빠몰래 공부를 하여 다시 시험을
치라고 했었고 힘든 교대공부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틈틈히 공부하여 작년에 수능을
보았지만 애석하게도 몇점의 모자라는 점수에
포기 해야만 했다.차라리 휴학을 시켜줄걸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물..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어 보이지만
이젠 더이상은 안된다는 간곡한
엄마의 애원에 더이상 언급을 회피하는 아이를
보면서 한구석에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자잘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남편대신 항상 나의 말벗이
되어준 사랑스런 내딸!
자라면서 친구처럼 동생처럼 엄마의 넋두리를 들어주던 딸이
벌써 21살이 되었다.내눈에는 항상 애기로만 보이는데...
귀가시간을 너무 챙기는 잔소리 많은 엄마를 그래도 좋아하는
예쁜 내딸! 생일이 춘계방학안에 끼여 초등학교때
오빠와는 달리 한번도 제대로 친구들을 초대못해보고
대충넘어가도 서운하다는 표를 내지않던 아이.
작년에 컴퓨터에서 태그를 배울때 말귀를 못알아 들어 헤멜때
여름방학에 내려와서 알아보기 좋게
일일이 적어서 노트 몇장으로 정리하여 엄마에게
건네주던 그런 착한딸, 어느새 대학생으로,
한 여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마냥 대견스럽고 내눈에는 예쁘기만 하다.
하기야 고슴도치도 지새끼는 예쁘다 했으니...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 했지만 그래도 자랑하고 싶다.


혜은아! 스물한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