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가슴두근거리는 연인같은 달이 찾아왔다.
99년! 새천년을 맞이하기전 다시는 오지못할 새로운 세기.
작년에 장식했던 크리스마스 벽걸이를 장식하고 종도달고.
케익묶었던 초록색 끈을 압정에 매달아 그동안 받았던 크리스마스카드중 제일 예쁜것으로 골라 빨래 널듯이 좌~악 걸치고 중간에 빨간 리본종을 달았더니 근사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었다. 배란다로 통하는 이중문중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문에 화장품가게에서 줬던 동그란 화장솜을 물풀에 찍어 하나씩 하나씩 눈을 내리고 있으려니, 작년에 재희씨가 툭던진 하하하하 웃었던 말에 솜을 집어주고 있는 은비를 보고 빙긋이 웃음을 보내게 된다.
"왠 만두를 문에 붙여놨어?"
하며 아주 심각한 얼굴로 하나를 순식간에 툭 잡아뗀다.
"으아~아~
재희씨-ㅅ!!!!"
뛰어갔을때는 이미 눈송이 하나가 완전히 형체도 없이 찌그러진 후였다.
"어쩜, 무드도 저렇게 읍냐.~응?
눈송이도 몰라 눈송이, 백화점이나 카페 쇼윈도에 붙여놓은거 한번도 못봤냐고. 으이그~ 으이그~ 궁시렁 궁시렁......."
".............."
멀뚱 멀뚱 서서 솜하나를 들고와 붙이는 내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만둔지 알았지. 야, 하얗게 생긴게 모양도 꼭 만두같다."
하하,
내 크리스마스 장식의욕을 상실시키는 남자지만, 나는 오늘 또 물어본다.
"자기야~ 어때?"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