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비소리가 후두둑 떨어지는 날이면,,난,언제나 창가로 간다,,
베란다 밖으로 떨어지는 비소리만으론 나의 갈증을 해소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에게서 비소리란,,,피아노 소리이다,,,
아~~~~~~~기억 저편의 피아노 소리...
난 언제나 비가 오기를 꿈꾸며,,,,오늘도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어머니. 고모가 치던 저 피아노,,,저 주세요,,"
울 올케언니의 당당한 목소리가 아직두 귓가에 생생히 들리는것 같다,
"그러러무나,,,셋째는 이제 피아노두 안치는데..."
엄마의 목소리는,,,아주 작았던 걸로 기억된다,,,
후후,,,,
초등 1학년때 부터,나의 손끝에서만 놀았던 피아노가 울 집을 떠나게 된,,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의 친정을 떠나게 된 사연이다,,
피아노가 놓일만한 장소에 장농이랑,아기 귀저기가 떡하니 놓일 수 밖에 없는 아주 콧구멍 만한 단칸방에서 살고 있기에..
나의 생명이 담긴 피아노를 결혼 할때 못 들고 나와서 언제나,친정 나들이를 할땐 부모님보다 피아노생각에 눈시울을 살며시 적시고,,,,,,
아,,그 방의 이름이 언제부터 "피아노 방"이라고 불렸을까?
내가 어릴때는 울 동네에 피아노가 있는집은 울집 뿐이었다,
히히.내가 일학년 입학 하던날,,,
울 아버지가 사오신 선물,,,울집 형편으로 사기엔 분명 아버지에게도 힘이 들었을것이다
피아노가 울집에 오던날,,,난 우리동네에서 젤로 이쁜 공주가 되엇다,,
아~~~그때 일을 생각하면,,,,ㅎㅎㅎㅎ
바이엘을 마치고,,체르니100번 ,30번 40번,소나티네..소나타,,명곡집.째즈..
나의 피아노 소리는 언제나 그칠줄 몰랐다,,
"숙이 어미야,,,저눔의 딸래미 아즉두 피아노 다니나? 언제 다 배우노?"
후후,,시골에서 올라 오시는 외할머니 말씀에 울 엄마는 언제나 씨익~하고 웃기만 하셨다,
여름이면 나의 뚱땅거리는 피아노 소리에 맞춰 동네 아이들은 여름해가 다 질때까지 자치기랑 딱지치기를 하였고,
길 쪽으로 난 창가를 쳐다 보고 있는 피아노를 보면서 동네 사람들은 "피아노 방"이라고 언제인가부터 부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나의 소녀시절은 피아노랑 함께 지냈다,,,
"절대 안돼~~"
완고한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쓰고 난 그이를 선택했다,,,
홀 시어머니를 모시는 다섯 형제의 장남을 사랑하게 된것이다,,,
직장 3년동안 모은 돈을 모두 결혼하는데 써도 온전한 방한칸을 얻을만한 돈이 안됐다,,
"우리 삼년만 참자,,, 너랑 나랑 아직 건강하고,,, 젊잖아,,"
우린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런데...그 사랑의 약속이 우리를 또 울렸다,
아,,,생각치도 않았던 아기의 탄생,..
축복받지 못한 우리의 결혼 이었지만,,,아기만큼은 안정된 가정속에서 키우고 싶었던거였다..
"숙아~~~~있나,,,엄마왔다,,'
산후 붓기가 아직두 안빠져서 누르는 곳 마다 쑥쑥 들어가는 스폰지 피부를 장난삼아 눌러보며 신랑과 낄길거리고 장난을 치고 있는데...
결혼한지 만 이년만에 식장에도 안오신.울 엄마가 한 손엔 미역을 한 손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으시곤 울 집에 오신것이다,,
"먹을것두 없으면서도 ...웃으며 사는것 보니..아고,,한심한것들,,"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시는 아버지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주르르 흐르셨지만,,,흐뭇해 하시는 표정은 읽을 수가 있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는 셋째딸이 아기를 낳앗어요,,아빠,,'
유난히 다른 자식보다 더 이쁘다고 나를 끼고 사시더니 얼마나 보고 싶으셨을까,,,
온전한 방 한칸이라도 생기면 부모님 찾아 뵐려고 이년동안 친정에 연락 한번 안했는데...가까이 살면서 한번씩 들여다 보는 언니가 부모님께 아기 낳았다는 연락을 한 모양이다,,,
"안돼겠다, 일어나라,,,집에가자,,,"
5월 햇볕에 벌써부터 반팔을 입는다고는 하지만 ,막 출산한 산모가 팔이 훤히 보이는 반팔을 입고 있는 것을 보신 엄마는 손수 가지고 오신 미역을 다시 챙기시며 말씀하셨다,
"자기야,,나 집에가도 돼?"
사실 나도 얼마나 집에 가고 싶었는데...
후후,,,그때 부터,,,
우리는 아기를 업고 친정에두 가고 시댁에도 다니게 된것이다,
"우리 아기가 복덩이네..."
진짜로 울 아기가 복덩이인지...그이의 진급 소식이 들리더니 화폐의 가치가 떨어기는 시기였지만 그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봉급이 올랐다,
"자기야,,,있지...."
"응,,말해봐,,"
'우리 다음에 조금만 큰 전셋집으로 옮기면,,,내,,내..,피아노부터 가져오자,,"
"당연히 그래야지..나두 자기가 처가에 갔을때,,피아노방엘 들어가지 못하고 안절 부절 하는거 다 알고 있었어. 난 자기가 말 안해도 내가 가져 올라고 했지..그동안 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다고"
그러고도 우리는
결혼 초의 약속처럼 삼년이 지나도 그 작은 셋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어느날,,,,
친정 올케의 말을 듣게 된것이다,,
아~~~~~~~~~~일년만 더 있음,,,저 피아노가 앉을 방이 생기는데..
아~~~~~~~~~~반년만 더 있음,,,내 피아노 소릴 들을 수 있는데...
아~~~~~~~~~~두달만,,,,
아~~~~~~~~~~한달만,,,,
그렇게 피아노는 내 손을 떠났습니다,,
오늘두 비가 오네요,,,
전 지금,커피를 한잔 들고 피아노 소리를 듣기 위해 창가에 섰습니다,,
쇼팽의 연주가 들리네요,,,
내가 젤 좋아하는 바흐의 음악이...들리네요,,,
"엄마,나,,,잘치지?'
ㅎㅎㅎ지금,,울딸은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