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사람을 편협하게 만들지"
이 말은 집착하지 말라는 말인데, 사실 난 내게 집착하는 사람이 좋다. 관심 없는 사람보단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게 좋고, 행복하지만. 늘 집착하지 말아야지, 그러면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외롭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지도 모르죠.
아침에 쓰는 글은 저녁때 쓰는 글하고는 많이 틀린 것 같아요.
어제 보내 준 '정이 그리운 12월'이란 수필을 읽고 맘이 차분해지는 12월의 아침입니다
겨울아침 햇살이 밝고 겨울하늘이 맑네요
아침에 열어본 이메일에 적힌 겁니다. 사실, 예전엔 밤늦게 글을 썼습니다. 요즘은 아침에 씁니다. 커피 한잔과 컴퓨터 앞에 앉아 차분히 봅니다.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동인지를 보내준다는 말씀도 기쁘고,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엽니다. 관심을 갖고, 느긋하게 바라다 보는 것 좋지요. 하지만 상대방을 괴롭히며 집요하게 파고드는 건 문제지만.
인터넷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사실 이메일의 대부분 스팸만 쌓이고, 정을 느낄만한 글귀는 적어졌죠.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보단 감춰진 호기심과 장난에 익숙해졌고, 언어의 파괴에 대한 우려의 소릴 듣습니다. 하지만, 게시판에 올려진 진솔하고 아픔이 실려있는 글을 접하면 울컥 감동도 받고 웃기도 합니다. 응원이나 느낌을 답글로 달기도 하죠. 좋은 부분을 살려 나가는 것, 활동이 어려운 사람이나, 기도처럼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이용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글들의 결론은 희망으로 끝나고,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희망을 가지고, 아름다움을 보려는 모습에 사이버 공간에서 유일하게 행복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게시판을 오래도록 보다보면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존경하는 분의 편지를 훔쳐봤습니다. 한시와 흉내 낼 수 없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가고 옴에 자국없거늘
사람들은 마냥 백년 살 생각하네
< 題沖庵詩卷 중종 때 선비 김인후의 한시 >
이제 또다시 한해가 저물고 있다네
수억년의 세월중에 백년도 못되는 세월을 산답시고 죽는 시늉다해가며
살아가는 우리 중생의 모습에 어찌하지도 못하고 내인생 살아가는 모습을 마치 남이 살아가는 모습인냥 생각하며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한해를 보내고 맞고 그러길 빌겠네
술좌석이 많을텐데 영육(靈肉)아울러 조심하고 ........
편지를 보면서, 이메일로 한 사람에게 서신을 보냈습니다. 친구라 생각하고, 난 항상 생각하고 있기에 말입니다. 보내도 오지 않는 답장이기에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교감이 없으니 그런가 보다 하거나 아니면 그나마도 내가 하찮아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집착하지 말고 그냥 적어보자 합니다. 언젠가 느끼던지 아님 잊혀지던지 하겠지요. 먹물 냄새 배인 서신이 그립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볼펜 냄새에 진하게 남겨진 그리움도 그립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팸보단 정이 담긴 몇줄의 이메일이 그립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