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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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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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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BY 수국 2001-02-20


전 이런 배경그림 같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시집오기전 신림동집은 아버지의 손때가 집안 구석구석 

묻어있었습니다.아버지는 퍽 부지런하셨는데

아침이면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우리집 골목을 모두 

쓰시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칭찬하지도 않는 일을 평생 동안

묵묵히 좋아서하셨습니다. 난 지금도 아버지를 떠 올리면

생각나는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퇴근길 아버지 손에는 항상 과일봉지가 들려있었습니다.

봄에는 딸기, 토마토로 시작해서 여름이면 참외. 자두

철따라 사오시는 과일도 달랐습니다.

우리딸셋은 다른집 아버지들도 그런줄 알고 당연히

아버지의 과일을 받아 먹었습니다.

봄날 아침이면 골목청소를 다 끝내고 딸기를 씻어서

으깨어 설탕을 넣어서 자고 있는 잠꾸러기 딸년들을

깨워 먹이셨습니다. 딸년들은 당연히 받아 먹었지요..

다른집 아버지도 다 그렇게 하는 줄 알고...

근데 시집이란걸 와서 알았지요.

아버지는 딴 아버지랑 다르다는 것을

이제사 알았습니다.딸둘을 낳고서..

아버지에게 이제 잘해 드려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버지는 딸이 철들었을때..

그만 저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철철이 과일 봉투를 사가지고 오시던 아버지

그땐 왜 아버지의 사랑을 몰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