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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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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내가 사랑한 당신은......


BY ylovej3 2001-12-17

김광석, 내가 사랑한 당신은......


그리운 당신에게......


어제는,

참으로 오랜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만화프로를 찾아 리모콘을 누르는 잠깐사이, 

그 짧은 순간에, 텔레비전 속의 당신모습을 보았습니다.

내 손동작이 조금만 빨랐다면, 

하마 좋은 당신, 참 보고팠던 당신의 모습을 놓칠 뻔했습니다.

유선방송에서 내 보내는, 때 지난 화면 속의 당신은,

오래 전 그 모습 그대로 통기타 하나 들고,

동그란 의자에 걸터앉아 젖은 눈길을 허공에 둔 채, 
 
감미롭고 따뜻한 목소리로 당신의 영혼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

몇 곡의 노래가 끝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아주 낮고 작은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소곤대듯 얘기하는 당신,

착한 미소를 띄우며, 느릿한 말투로 친구에게 맘을 털어놓듯,  

'많이 힘들 때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싶어서 이 곡을 만들었어요'라며

"일어나"란 노래를 마지막으로 부르는 당신.

그렇게 화면 속의 당신 모습이 사라진 후에도 난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당신,

참 성급한 당신,

무엇이 그리도 바쁘다고 한 순간, 세상의 끈을 놓으셨나요?

노래는 영혼이다,고 늘 말하던 당신이 그 좋은 노래를 어찌두고,

사랑하는 가족은 어찌하고, 그렇게 냉정하게 떠나셨나요?


5년 전, 추운 겨울 어느 날......

뉴스의 짧은 단신으로 당신의 죽음을 전해듣던 그 날,

난 심장이 멎는 듯한 아찔함을 고스란히 아픔으로 느껴야했습니다.

슬픔은 그 아픔이 한참 지난 후에 찾아오더군요.

당신의 죽음은,

슬.프.다.는 짧은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런 안타까움이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 원망은 당신 향한 그리움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언젠가 당신은 말했지요.

그림 속에, 와인 잔을 깨고 나온 붕어가 부럽다고,

그 주어진 틀을 깨고 나올 용기가 없어서 난 그냥 좁은 대로 살겠다고,

마흔 살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서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환갑 때는 번개처럼 번쩍, 정신 못 차리는 그런 로맨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 바램을 어찌 그리 한 순간에 떨쳐 버렸는지요?


나는,

당신 노래를 아끼고 사랑하는 나는,

사랑의 아픔도, 사랑의 기쁨도 늘 당신노래와 함께 했습니다.

이별하는 이에게도, 

사랑하는 이에게도,

당신의 맑은 영혼을 함께 느끼고파 당신의 노래를 들려주었지요.

그리고,

산다는 것,에 지쳐갈 땐 어김없이 당신을 찾아 내 맘을 위로 받았습니다.

당신의 노래 그 어느 하나도,

내 맘을 외면하는 것은 없었지요.

모든 노래가사가 바로 한 편의 시처럼 내 맘을 대신하고 있었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변함없이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오랜 지기처럼, 날 다독이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당신이 함께 합니다. 


시간이 흘러,

내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사는 모양새도 바뀌어 가지만,

처음 당신을 알고 난 그 때부터 내 삶의 한 부분은 당신이 채우고 있습니다.

지금껏 변함없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러할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했던 이 말을 가끔씩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게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춰보고 흉내내고......

그러다 20대 때 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그러고들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리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 버리든가 스스로 깨어지든가 그러면서 그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지요.

피해가고, 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면 나이에 "ㄴ"자가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그 때 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밌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 못합니다.

서른 즈음엔 말입니다."


2001. 12.  淸顔愛語 click ^^*
 
(* 혹시, 저의 칼럼 독자인분께는 죄송합니다.^^**)

** 지금 듣고 계신 곡은,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란 곡입니다 ** 서른 즈음에 ---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가슴속엔 무얼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가슴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그 사람은 어디에 내가 떠너 보낸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 내가 사랑한 당신은......

인연설 진정 사랑하고 있는 사람 앞에선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진정 잊고 싶을 때는 잊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헤어질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나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같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우는 것은 그 사람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 사람과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발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달려오면 잡아달란 증거요. 떠나다 전봇대에 기대여 울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詩 한용운

김광석, 내가 사랑한 당신은...... 가수 김광석을 아세요?

혹시, 모르신다면,

그의 노래를 한 번 쯤 들어보길 권합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저물어가는 이 가을이

더욱 애잔하게 와 닿을 겁니다.

옆의 사진은,

생전에 기타들고, 하모니카 목에 걸고,

노래하던 모습입니다.